민주, '안원구 녹취록' 공개…정국변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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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안원구 녹취록' 공개…정국변수될까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9.11.25 2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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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안원구 주장…사실 아니다"

▲ /사진=뉴시스

[매일일보=최봉석 기자] 미술품 강매혐의로 구속된 국세청 안원구(49) 전 국장 측이 이명박 정부 핵심실세가 연루된 메가톤급 의혹을 꺼내들었다.

최근 세무조사 대상 기업에 그림을 강매한 혐의로 구속된 안 국장이 국세청 고위 관계자들과 통화한 내용을 민주당이 25일 녹취파일로 공개, 파문이 예상된다.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은 12개의 음성 파일과 통화 내용을 정리한 한글 파일 1개로, 최근 '정권 실세 10억 제공 가담설'을 주장한 안 국장의 부인인 홍혜경씨가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혜경씨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안원구 국장에게 지난 2007년 국세청 차장 자리를 제의하며 3억원을 요구했다는 사실 등을 최근 폭로한 바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공개된 음성 파일 중 지난 2009년 7월21일 파일의 경우, 당시 국세청 고위 간부인 A감사관이 "S사 최고경영자 자리를 드리겠다"며 안 국장의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감사관은 또 "안 국장에 대해서는 정부 전체에서 어느 정도 판단이 이뤄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이 사건과 관련된 전·현직 국세청 고위 간부들의 실명도 거론되고, 특히 안 국장의 거취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판단이 내려졌음은 물론, 청와대 고위층도 알고 있다는 내용까지 거론되고 있어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같은 주장의 일부라도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번 의혹은 ‘한상률 게이트’로 확대되면서 이명박 정부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검찰은 현재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 중인 안 국장에게 접견 금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과 가족 이외의 일반인 면회를 금지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민주당은 '한상률 게이트 및 안원구 국세청 국장 구속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비리의혹을 규명하는 등 진상 조사를 벌여나갈 예정이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이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조사단의 명칭은 '한상률 게이트 및 안원구 국세청 국장 구속 진상조사단'으로 송영길 최고위원이 단장으로 임명됐으며, 세부 위원들은 민주당 법사위원을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조사단은 한 전 청장의 그림로비 등의 의혹을 파헤치고, 안 국장의 구속에 대한 진상조사 및 변호에 나선다.

이와 관련 김현 부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구속된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부인 홍혜경씨가 언론에 공개한 녹취록은 충격적”이라면서 “국세청의 고위 간부가 안국장의 사퇴를 종용하며 청와대 최고위층의 뜻을 언급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은 ‘청와대 고위층이 안국장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일부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면서 “늘 그렇듯 일단 발뺌부터 하는 청와대를 보고 있자니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기가 어렵다. 녹취록까지 제시된 마당이다. 무조건 사실무근이라고 오리발을 내민다고 해서 수습될 상황이 아니”라고 질타했다.

그는 그러면서 “오히려 걱정은 청와대의 공식입장이 검찰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 아닌지 하는 것”이라면서 “권력에 과잉충성도 불사하는 검찰에 청와대가 수사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한다면 그 결과가 자명할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사실을 은폐하고 축소하지 말고 더 늦기 전에 스스로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은 25일 오후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 출석, 안원구 국세청 국장의 사직을 청와대가 종용했다는 통화 녹취록의 공개와 관련, "수사 중인 사건이고 이 문제에 대해선 본인(안 국장과 통화했다는 국세청 고위인사)이 부인했기에 덧붙일 말이 없다"며 "청와대에서는 (안 국장 문제를) 논의한 적도 없고 사실이 아니라고 믿고 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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