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8주년기획]금융권 체질 개선 어떻게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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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8주년기획]금융권 체질 개선 어떻게 해야 하나
  • 강수지 기자
  • 승인 2014.06.19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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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구조조정 어디까지③
[매일일보 강수지 기자]
 
인력 감축 구조조정 최선인가
보험사, “원론적인 방법뿐…답 없다”
증권업계는 판관비 줄이기에 집중

인력 감축 구조조정 문제로 금융권이 계속 시끄럽자 보험과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의 예방 또는 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언더라이팅(보험 가입 심사)을 강화하고 보장성 상품 위주의 매출에 신경을 써 구조조정의 사태에 이르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반면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기에는 아직 어려워 답이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증권업계의 경우에는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를 축소해 실적 개선에 힘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융업계에서는 향후 각 보험·증권업계의 수익 구조와 성과가 어떻게 변할지 이들 금융권의 체질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 19일 오전 서울 조선호텔에서 보험연구원의 주최로 ‘보험회사 CEO 초청 조찬회’가 열렸다. 이날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회사 수익구조 진단 및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를 했다. 사진=연합뉴스

향후 인력 감축 구조조정 사태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권에서는 체질 개선과 관련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업 측에서는 대부분 ‘구조조정이 최선’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작 당하는 개인의 상황에서는 ‘최악’이기 때문이다. 현재 구조조정과 관련된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매일일보는 각 금융권의 관계자와 통계 자료를 통해 보험과 증권업계의 체질 개선 방향에 대한 각각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보장성 상품 강화” VS “방법 없어”

먼저 보험업계의 경우에는 보장성 상품의 판매를 강화하고 자산운용수익 개선을 위한 투자 방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반응이 있었다. 또 영업 조직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생명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보험사가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생보사가 원래 팔아야 하는 보장성 상품을 위주로 매출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같은 보장성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영업 조직과 교육 체계, 수당 시스템 등의 내부 인프라를 잘 갖춰 놓는 것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보험사는 매출을 위한 상품을 판매하지 말고 소비자에게 필요한 상품을 팔아야 한다”면서 “CEO의 의지와 임직원의 공감대, 실천 등으로 인해 기본에 충실한 회사로 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의견들과 관련, 또 다른 생보사의 관계자는 “현재로선 이 같은 방법들 밖에 없어 원론적인 얘기에 머무르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손해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예산이 40% 정도 깎였으니 각종 비용을 줄이는 것을 통해 체질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언더라이팅을 강화해 쓸데없이 나가는 보험금을 줄이고, 보험금 지급 심사도 강화해 보험사기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광고비 등의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형적인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생보의 경우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상품의 역마진 손실을 남은 사업비로 보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손보사의 경우에는 보험 상품 보다는 투자이익이 경영에서 중요하니 보험이익을 늘릴 수 있도록 언더라이팅과 요율산정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험연구원은 ‘보험회사 수익구조 진단 및 개선방안’을 19일 발표하며 “보험계약자는 위험전가 대가를 지불할 용의가 있기 때문에 위험률차익은 보험회사의 기본적인 수익”이라며 “보험회사는 위험 인수와 관리를 통해 위험률차익을 실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충분한 안전할증으로 고연령에게 보험혜택을 제공, 고연령 시장에 진입해 수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또 다른 체질 개선 방법을 제안했다.

반면 현재 보험업계에는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답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경기가 살아나든가 돈이 돌아야 영업이 되는데 그렇지 않고 장기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에 답이 안 나온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보험사들이 사업비를 줄이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방안을 내놓기에는 아직 어렵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판관비 줄여 증권업계 체질 개선될까

보험업계와 마찬가지로 증권업계도 장기화된 증시 불황에 차가운 인력 감축 구조조정을 피하지 못 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판관비를 줄여 체질을 개선해 향후 구조조정을 예방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10대 증권사 중 하나인 동양증권은 다른 증권사와 비교 결과, 가장 많은 액수의 판관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양증권이 지난해 하반기 동양그룹 사태로 고객의 자금 이탈과 투자자들의 ‘불완전판매’ 배상 요구 등으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증시까지 침체되자 판관비를 많이 줄이게 됐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올해 1분기 증권가 실적이 좋았는데도 불구하고 판관비를 축소하겠다는 증권사도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업계에서는 “수익성 향상으로 인한 실적 개선이 힘든 상황이라 일부 증권사들은 1분기 이후에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펼치며 비상경영 체제를 이어갈 듯하다”고 예측했다.

지난 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들의 판관비는 1분기와 전분기 비교 결과 평균 99억2400만원이 줄었다.

판관비를 가장 많이 줄인 동양증권은 전분기 1157억2500만원에서 1분기 735억3600만원으로 36.5%가 줄었다.

대우증권의 경우에는 전분기 1440억5600만원에서 1분기 1166억3100만원으로 19%가 줄어 그 다음을 차지했다. 대우증권은 복리후생비를 비롯해 광고선전비와 여비교통비, 인쇄비, 기타 비용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판관비의 지출을 막은 것으로 조사됐다. 복리후생비는 전분기 339억7000만원에서 절반 이상을 줄여 152억 2000만원이 됐다. 광고선전비는 69억원에서 19억9700만원으로 대폭 줄기도 했다.

삼성증권의 경우도 1855억1000만원에서 1583억8200만원으로 판관비가 14.6% 감소했다.

이어 우리투자증권도 9.3% 줄었으며,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각각 0.5%, 0.4% 감소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과 하나대투증권, 신한금융투자는 판관비가 증가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10개 증권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증권 단 한 곳만 판관비가 줄지 않았다. 오히려 약 43억원이 늘어났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타사와 비교했을 때 구조조정이 2년 앞섰기에 외형 확대에 큰 부담이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2분기 이후에는 증권사들이 지속적으로 판관비를 축소해 이로 인한 실적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같이 보험과 증권업계에서 체질 개선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내자 업계에서는 향후 수익구조 등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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