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높아지는데…한국판 ‘무역센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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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높아지는데…한국판 ‘무역센터’ 되나
  • 이병우 기자
  • 승인 2014.05.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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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항 착륙 항공기 충돌 가능성 커…조종사 “심리적 불안 느껴”
[매일일보 정수남·이병우 기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이 국가적 과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잠실 제2롯데월드의 안전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제2롯데월드는 지난 4월에도 공사현장에서 인부가 사고로 사망하는 등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123층짜리 제2롯데월드가 있는 잠실에서 5~6km 떨어진 서울공항으로 이착륙하는 항공기와 충돌할 수 있다는 문제가 공사현장에서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는 항공기가 서울공항 활주로에 착륙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는 지점에 현재 건설중인 제2롯데월드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물산 “법적으로 하자 없어”…“동편 활주로 각도변경 공사 완료”
금호건설 “현재 각도 변경 공사중”…안전진단 참여 교수 “할말없다”

 

제2롯데월드는 지난 2010년 착공, 오는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현재 50층까지 올라갔다.

제2롯데월드는 건설 승인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항공기와의 충돌 위험성이 제기되면서 건설 불가판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롯데가 대안을 제시했고, 정부는 사업 승인으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가 서울공항의 동편 활주로를 3도 변경하고, 건물에 초정밀 시스템 장비 적용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방부와 롯데가 안전성 확보에 합의하고, 제2롯데월드는 2010년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당시 정부의 안전문제 용역을 맡은 한국항공학회 등 전문가단체는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동편 활주로를 3도 변경하는 공사는 이미 완료됐다”며 “건물에 초정밀 검사 장비를 적용해 항공기 접근시 경고음을 발생하게 하는 등 안전사고를 방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활주로 공사를 맡은 금호건설은 지난 3월 동편 활주로 각도 변경 공사에 착수했으며 현재 석재와 토사를 채취하는 등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 준공시기와 비슷한 오는 2015년 8월에야 공사를 마칠 계획이다.

여전히 공사 기간중에는 항공기와 제2롯데월드의 충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공사현장 관계자들과 항공기 조종사들은 보고 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현재 서울공항 활주로 각도 변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사는 빨라야 2015년 여름에 끝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항공기 조종사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상당하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군항공기 조종사 75%가 2롯데월드와 충돌위험성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물산 측은 “비행안전구역 밖이기 때문에 법적인 하자는 물론이고 다양한 전문기관에서 검토를 마쳐 안전에도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항공학회원으로 당시 안전 진단에 참여했던 항공대 교수는 “할 말이 없다”고 학교 관계자를 통해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용역에 참여한 교수들이 현재 자리에 없어 상세한 내용 설명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한국판 세계무역센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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