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기술력과 품질 개선으로 소비자와 소통
장수제품부터 신제품…내수 접수, 해외로 손뻗어
[매일일보 권희진·최원석 기자] 불황에도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꾸준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식품들이 있다. 이들이 인기를 동반하며 이름값을 하는 배경에는 공통점이 있다. 넘쳐나는 홍수 속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과 남다른 콘셉으로 입지를 굳힌 것. 허기를 달래기 위한 세끼 식단 외에도 다양한 간단 기호식품 전반에는 식음료 업체들의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소비자의 입맛과 꾸준히 소통하는 노력도 깃들어 있다. 이를테면 우유 속에도 최첨단 기술을 도입해 깐깐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노력이 이어지는가 하면, 평범한 식빵 하나에도 웰빙 등 건강한 먹거리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무설탕을 강조하기도 한다. 국민 기호 식품인 라면조차도 품질 차별화를 위해 끊임없는 맛 개발에 열중하는 행보 역시 마찬가지다. 커피를 비롯한 간편식품 등까지도 한 순간의 인기에 머무르지 않고 소비와 입맛 트렌드에 집중, 공을 들인 식품브랜드들은 스테디셀러로 각인되는 하나의 모델이 되고 있다. 신뢰와 품질, 맛 삼박자를 두루 갖추고 간판 브랜드로써 이름을 알리고 있는 식음료업계의 대표 브랜드들을 소개한다.파리바게뜨 ‘무설탕 식빵’SPC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의 대표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지난해 봄 첫선을 보인 ‘무설탕 식빵’은 이후 고객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있다.파리바게뜨는 저염·저당·무첨가 식품 등 건강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에 맞춰 빵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재료 중 하나인 설탕을 뺀 건강 식빵을 개발했다. 식빵에 들어가는 설탕은 반죽을 발효시켜 빵이 부풀어 오르게 하는 효모의 영양분이 되는데, 설탕이 없으면 식빵 특유의 부드럽고 보송보송한 식감의 빵을 얻기 힘들다.파리바게뜨는 6년 이상 연구에 매진, 설탕과 기타 일체의 당을 사용하지 않고 빵의 제조 공정 중 생성될 수 있는 당까지 제거하는 특수 공법으로 무설탕 식빵 제조에 성공했다. 해당 공법으로 ‘무당(蕪糖)빵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무설탕 식빵은 맛과 영양을 골고루 갖춘 건강 빵으로 고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무설탕 식빵은 1945년 ‘상미당’이라는 작은 빵집에서 시작해 68년 동안 제빵의 길을 걸어온 파리바게뜨의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다. 제품의 면면에서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위한 수많은 노력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설탕을 넣지 않아 금세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빵의 노화방지를 위해 기존 식빵 제조에 사용되는 방법과는 다른 반죽법이 적용됐으며, 제조공정에서 자체적으로 생겨나는 당까지 제거하기 위해 무수한 실험을 반복했다. 식빵 100g당 당 함량을 0.5g 미만으로 끌어내린 뒤에 무설탕 식빵이 탄생했다.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맛은 고소한 국내산 현미, 호두로 보완해 단맛 대신 식빵 본연의 담백한 맛을 냈다.평소 가족들을 위해 무설탕 식빵을 찾는다는 주부 김혜영(39)씨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담백하면서도 질리지 않는 고소하고 건강한 맛 덕분에 가족들의 간식은 물론, 간단한 식사를 위해서도 자주 찾게된다”고 말했다.파리바게뜨 측은 “무설탕 식빵에 대한 소비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앞으로도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농심 ‘신라면’농심의 ‘신라면’은 국내 라면시장 부동의 1위 제품으로 ‘국민 라면’으로 통한다.이 같은 인기 비결은 품질 차별화다. 농심은 붉은 고추와 소고기가 잘 조화된 얼큰하고 매운 국물, 고급 소맥분을 사용한 매끄럽고 쫄깃한 면발, 독특한 향과 맛을 지닌 표고버섯, 건파 등의 별첨 스프로 구성된 신라면을 시장에 선보였다.농심은 차별화된 콘셉을 창출하는 데 집중했다. ‘매운맛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고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맛’이라는 키워드를 잡고, 1986년 ‘깊은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이라는 콘셉으로 신라면을 개발했다.신라면은 출시되자마자 첫해 석달 동안에만 30억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렸으며, 이듬해인에는 18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달성해 국내 라면시장의 대표주자로 도약했다.신라면은 국내의 인기를 발판으로 세계 무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1986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신라면 국내 누적판매량은 230억개 정도로, 이를 일렬로 세웠을 때 지구를 105바퀴 가량 돌 수 있다.현재 신라면은 세계 8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연간 국내외에서 7000억원 어치가 팔리며 식품 한류 신화를 다시 쓰고 있는 신라면은 어느덧 ‘사나이 울리는 라면’에서 ‘세계인을 울리는 라면’으로 성장했다.신라면은 해발 4000미터가 넘는 유럽 알프스 최고봉 스위스 ‘융프라우(Jungfrau)’에서 이곳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에게 필수 먹거리로 통한다. 산악열차를 2시간 가량 타고 융프라우 정상에 서면 ‘신라면컵’이 판매되는 매장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이 매장에는 지난해 6월부터 ‘신라면블랙컵’도 판매하고 있다.박준 농심 대표는 “올해 해외사업 목표는 적극적인 수출 확대 정책으로 농심의 세계 영토를 넓히는 것”이라며 “특히 1월 해외시장개척팀과 호주법인 신설을 통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유럽 등 성장잠재력이 높은 신시장을 개척해 업계 최초로 단일브랜드인 신라면으로 수출 100개국 금자탑을 세우겠다”고 포부를 말했다.매일유업 ‘상하목장’매일유업의 ‘상하목장’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상하목장’은 최첨단 원유 필터링 기술인 ‘마이크로필터 공법’으로 생산하는 우유다. 해당 공법은 매일유업이 100억원의 생산설비 투자로 개발한 최첨단 원유 필터링 시스템.마이크로필터는 우유의 맛과 품질에 영향을 주는 미생물과 유해 세균만을 99.9%까지 걸러내는 최첨단 원유 필터링 시스템이다. 매일유업은 유기농 우유에 이어 저온살균 우유에도 이 공법을 적용했다.이 같은 공법을 도입했기 때문에 고온 살균이 아니라 63도 저온살균 과정을 거치게 된다.우유 살균 방식은 온도에 따라 초고온살균(135~140℃), 고온살균(72~75℃), 저온살균(63~65℃)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우유의 맛을 가장 높여주는 방식이 저온 살균이다. 열을 가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단백질 변성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그만큼 자연에 가까운 맛이 살아나는 장점이 있다. 대신 살균에 오랜 시간이 걸려 일반 우유 900병을 생산할 수 있는 30분 동안 저살균 우유는 1병 밖에 생산하지 못한다.생산 관리도 다른 우유공장보다 깐깐하다. ‘상하목장’이 식품전문가들로부터 스마슈머(Smart+Consumer) 우유로 불리는 이유도 여기에 숨어있다.‘상하목장’은 원유도 일반 우유와 확연히 다르다. ‘상하목장’은 저온 살균 우유에 사용되는 원유를 사용한다. 이 원유는 ㎖당 세균 수를 8000 미만으로 관리하는 전용목장에서 집유한다. 세균 수가 ㎖당 3만 미만인 1A 등급 원유보다 훨씬 우수하다. ‘상하목장’은 이처럼 우수한 원유와 생산 관리에 힘입어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2012 유기가공식품 부문 장관상’을 받았다.‘상하목장’ 우유가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우유를 생산하는 공장이 청정지역인 전북 고창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외선 차단율이 99.9%에 달하는 용기 사용으로 우유 속 비타민 손실이 거의 없는 점도 ‘상하목장’의 인기 비결이다.매일유업 관계자는 “필터링 과정을 거친 원유는 살균 후 우유 속에 남아 있는 세균 잔해가 거의 없다”면서 “세균 번식에 의한 맛의 변화가 적기 때문에 더욱 신선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고 소개했다.오뚜기, ‘카레 등 즉석식품’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즉석식품의 인기몰이가 한창이다.이 가운데 휴가철 최고 인기상품으로 꼽히는 카레와 3분 요리 등 레토르트 제품의 강자로 통하는 오뚜기의 ‘맛있는 오뚜기밥’ 시리즈는 일반 순수밥과 덮밥, 리조또 등 20여종의 제품으로 구성돼 다양한 소비자의 기호를 반영하고 있다.웰빙 트렌드에 맞춰 선보인 오뚜기 3분 백세카레는 현대인들의 건강지향적 소비 성향에 맞춰 기존 카레보다 강황 함량을 50% 정도 높였다.올해 새롭게 선보인 ‘3분 렌틸카레, 짜장’은 몸에 좋은 렌틸(콩)을 주원료로 사용한 간편제품으로 카레와 짜장소스가 잘 어우러져 더욱 깊은 맛을 낸다.오뚜기의 레토르트 제품인 ‘3분요리’ 제품 매출은 매년 500여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2010년 이후 캠핑족의 증가와 주 5일제 정착으로 매년 2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저칼로리 건강 라면의 대표주자, 오뚜기 컵누들은 일반 컵라면 열량의 반도 되지 않으며, 피부에 좋은 콜라겐이 들어있으며 매콤한맛, 우동맛, 매운찜닭맛, 계란탕맛, 새우탕맛 등 5가지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즉석식품은 아이들이나 여성들에게만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뚜기는 국내산 쌀 100% 만을 사용해 옛 고향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옛날 구수한 누룽지’를 출시, 40~50대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다. 얼큰하고 담백한 국거리도 간편하게 해결된다. 오뚜기는 미역국, 북어국 등 물만 넣고 끓여 먹는 즉석국을 시판 하고 있으며 CJ와 풀무원도 다양한 즉석국을 선보이고 있다.10대~20대 젊은 남녀들에겐 ‘씻어나온 오뚜기 쌀’을 추천한다. 씻을 필요 없이 바로 물만 부어 밥을 지을 수 있는 ‘씻어나온 오뚜기쌀’은 2004년 출시 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며, 최근에는 연간 4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롯데제과 ‘롯데자일리톨껌’올해로 출시 14년째를 맞이하는 롯데제과의 ‘롯데자일리톨껌’은 오랫동안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명실상부한 인기 상품으로 손꼽힌다.롯데제과의 국내 껌 매출은 지난 2010년 1781억원, 2011년 1740억원, 2012년 1580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반면, ‘롯데자일리톨껌’은 매년 1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지난해 12월까지의 누적 매출은 1조5500억원에 달해 시장 선두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롯데자일리톨껌’의 지난 14년 동안 누적 판매량을 일반 껌 모양인 케이스 타입의 코팅껌으로 환산하면 43억갑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우리나라 국민(5000만)이 1인당 86갑 이상을 소비한 양과 맞먹는다.자일리톨껌의 경쟁력은 탄탄한 품질력이다. 감미료의 주 원료로 핀란드산 자일리톨이 사용돼 단맛과 함께 충치예방 효과를 낸다. 치아의 재석회화 효능이 뛰어난 노란, 카제인 포스포 펩타이드(CPP), 인산칼슘 등이 원료로 사용돼 충치의 원인이 되는 뮤탄스균의 치아 부착을 억제시켜 주고 치아에 붙어 있는 충치균의 제거를 도와준다는 게 롯데제과 측의 설명이다.롯데자일리톨껌은 소비자 기호와 편의성을 위해 오리지널 제품을 비롯해 10여종으로 출시됐다. 이중 자일리톨매스틱은 충치예방 기능과 함께 치주염, 치은염까지 예방할 수 있고 치아건강 자일리톨껌은 자일리톨 함량이 100%에 달해 구강내 플라그를 감소시키고 산 생성을 억제하는 등의 충치예방 효과를 자랑한다.치아건강 자일리톨껌은 2009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는 등 정부로부터 충치예방 건강기능 식품으로 입증받기도 했다.껌 씹기가 충치예방 외에도 두뇌활성 촉진, 정신 집중, 스트레스 해소, 치매예방 등 다양한 부분에서 효과를 발휘한다고 전해지면서 롯데자일리톨껌의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롯데제과 관계자는 “껌 씹기의 효능이 여러 연구 결과들을 통해 증명됐다”며 “롯데제과 껌은 세계 70여개국에 수출되면서 ‘식품 한류’에도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빙그레 ‘바나나맛 우유’항아리처럼 생긴 독특한 용기 모양 때문에 ‘단지 우유’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내년이면 불혹이 된다.장수제품부터 신제품…내수 접수, 해외로 손뻗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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