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위기 딛고 재도약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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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위기 딛고 재도약 한다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4.05.1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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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퇴진 이후 경영관리·운영 ‘집중’
효자 계열사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위기 ‘극복’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SK그룹은 자사 성장을 이끌어 오던 최태원 회장의 실형이 최근 확정되면서 그룹 지배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그룹의 인사나 투자 등 주요 현안을 결정하던 최 회장의 퇴진으로 그간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지 않던 계열사 사장단인 SK슈펙스추구협의회가 전면에 나서게 됐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60여개 계열사, 임직원 8만여명, 매출액 160조에 이르는 국내에서 세번째 기업 규모를 자랑하는 SK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대기업처럼 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이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오너경영체제로 운영되던 SK그룹은 최 회장의 실형 선고와 이어 퇴진이 결정되자, 그룹 운영에서 새로운 판을 짜고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지난 1월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SK그룹 신년하례회에서 신년사를 하고있다. <사진=SK그룹 제공>

김창근 의장 중심의 비상경영체제 돌입

SK그룹은 김창근 SK슈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중심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다. SK이노베이션 회장을 맡고 있는 김 의장은 계열사 사장단 모임인 슈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면서 계열사 자율경영을 토대로 그룹의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창은 의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따로 또 같이 3.0’ 체제 아래서 각 관계사와 위원회가 자율 책임과 집단 지성의 시너지를 통해 SK그룹의 경영방향인 기업가치 300조원에 도전하는 2014년이 되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SK는 외형적으로는 전년과 유사한 경영성과를 거뒀으나 반도체 사업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업이 부진했고 외부적으로는 세계 경기침체, 대기업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수준이 높아져 어려운 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올해 경영관리에 대해  그는 “SK의 성장을 주도했고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노력했던 최태원 회장의 경영공백이 아프지만 슈펙스추구협의회는 그룹의 안전과 성장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  그룹 가치 달성이라는 도전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공헌활동에 있어서도 “우리의 행복을 출발점으로 해 사회와 함께하는 행복경영을 적극 실천, SK 고유의 추구 가치인 ‘이해관계자의 행복 증진’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그는 상생경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중심으로 위기 돌파

SK그룹으로 합병된 지 2년 만에 SK하이닉스는 그룹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주력 계열사로 거듭났다. SK그룹은 올해도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중국 D램 공장 화재 등 악재에도 매출액 14조1650억원, 영업이익 3조38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SK그룹 내에서도 맏형인 SK텔레콤(지난해 영업이익 2조110억원)을 크게 앞섰으며 6000억원의 지분법 평가이익까지 제공하는 등 단연 최고 성적이다.
SK그룹에 편입되기 직전인 2011년의 매출액 10조3960억원, 영업이익 3690억원에 비하면 매출액은 36%, 영업이익은 9배로 각각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4%에서 6배인 24%로 높아졌다.

이 같은 성장은 세계 경제불황, 불투명한 반도체 업황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와 기술 리더십 구축으로 적극적인 성장 전략을 펼친 결과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반도체 산업의 극심한 불황으로 대부분 업체가 투자를 축소하는 상황에서도 투자액을 3조8500억원으로 전년(3조5000억원)보다 오히려 10% 늘렸다.

내부 인력을 적재적소에 중용하는 한편, 적극적인 외부 전문가 영입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 점도 SK그룹 편입 후 SK하이닉스가 보인 눈에 띄는 변화로 평가된다.

지난해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박성욱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오세용 서울대 교수와 이석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를 제조·기술부문장(사장)과 미래기술연구원장(전무)로 각각 영입했다. 이어 올해는 서광벽 전(前)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을 미래기술전략총괄 사장으로 앉혔다.

▲ SK하이닉스가 지난 3월 이천 본사에서 동반성장 협의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총회를 마치고 (맨 아랫줄 왼쪽 다섯 째부터)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고석태 케이씨텍 대표이사(동반성장 협의회 회장), 김준호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센터장이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위기 속에서도 지속되는 SK의 상생경영

SK그룹은 동반성장 성과로 산업계의 모범이 돼 왔다.

최태원 회장이 퇴임하고 가시적인 실적이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SK그룹의 동반성장·상생경영은 계속된다.

SK종합화학은 지난 10월 21일 산업통상자원부, 동반성장위원회, 중소기업청이 일산 킨텍스에서 공동 주최한 ‘2013 동반성장주간’ 기념식에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적극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성과 공유 부분 최고의 영예인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SK는 지난 5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한 동반성장지수에서도 국내 그룹 단위로는 가장 많은 3개 계열사(SK텔레콤, SK C&C, SK종합화학)가 최고등급인 우수등급을 받은 바 있다. 이로써 SK는 정부가 주관하는 대기업 동반성장 평가에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를 받게됐다.

이는 지난 2005년 모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행복동반자 경영을 선언한 이후 질적, 양적인 측면에서 동반성장 노력이 인정됐을 뿐만이 아니라 이를 계속 유지하는 가시적인 성과마저 거둔 셈이다.

또한 SK의 동반성장 노력이 정부로부터 잇따라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협력업체의 본질적인 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협력업체가 기술, 기술개발(R&D), 자금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결국 SK의 경쟁력도 함께 높아져 결국 서로 ‘윈(Win)-윈(Win)’하는 선순환 구조가 조성되기 때문이다.

실제 SK종합화학은 신제품·신기술 공동개발, 특허 출원, 생산성 향상 등 협력업체와의 선도적인 성과공유를 인정받았다.

이 회사는 12억원을 들여 협력업체의 기술개발, 특허출원, 해외판로 개척 등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37개의 성과공유 과제를 수행했다.
 
SK C&C는 대표이사가 직접 협력업체를 방문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동반성장 현장경영’을 분기별로 시행하는 한편, 건강검진, 상조서비스 등 SK C&C 임직원 대상 복리후생제도를 협력업체 임직원과 공유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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