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政 ‘GM 눈치, 봐도 너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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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政 ‘GM 눈치, 봐도 너무 본다’
  • 정수남 기자
  • 승인 2014.05.1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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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정수남 기자] 자동차 산업에서 신차 관련 부분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산업통산자원부가 업계 눈치를 너무 보고 있어 빈축을 사고있다. 그것도 외국계 기업이다.

지난 4월 윤상직 장관은 한국GM의 한국디자인센터 확장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 센터는 세계 1위 완성차 업체이자 한국GM의 모기업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의 전략 차량 개발을 위한 실내외 디자인, 디지털 디자인과 모델링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신축도 아니고 확장 개소식에 주무부서 장관이 참석한데는 모두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행사에는 윤 장관을 비롯, GM의 에드 웰번 부사장, 한국GM 세르지오 호샤 사장, 금속노조 한국GM지부 정종환 지부장, 자동차산업협회 김용근 회장 등만 참석해 치러졌다.

앞서 산업부와 환경부는 지난해 하반기 환경과 안전 강화 규제를 충족하지 못하는 한국GM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의 단종 대신, 상품성 개선 모델 개발을 유예해 주기도 했다. 이는 서민들이 이를 생계용으로 활용, 단종 철회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에 따른 구제책이라고는 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을 드물다.

GM의 한국 철수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는 것이다. GM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 이 업체가 한국에서 철수할 경우 막대한 국가적 경제손실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한국GM이 이들 차량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의무적으로 개발해야 된다는 강제 사항이 없다. 개발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다.

정부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GM이 한국에서 절대로 철수하지 못하는 이유 말이다. 한국GM은 세계에서 팔리는 GM의 경·소형차 개발본부며, GM의 자회사 가운데 연구개발과 생산시설을 갖춘 7개사업장 중에 하나다.

우리나라의 연간 신차 규모가 150만대로 적은 편이지만, 고객 수준과 고객들이 선호하는 사양은 세계 시장 트렌드로 ‘한국에서 통(通)하면 세계에서도 通한다’는 공식이 자리잡았다. GM이 한국을 절대 포기 못하는 큰 이유다.

한국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보다 인건비 등은 저렴하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우위에 있다. 일본의 경우 기술은 우리보다 앞서지만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GM이 진출하기에는 애로가 많다. 이 점도 정부가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

부처 장관이 관련 업체 행사에 참석해 힘을 실어 줄 수도 있지만, 굳이 가야 한다면 가야할 곳과 가지말아야 할 곳을 가렸으면 한다. 앞서 지난 2012년 봄, 홍석우 前 지식경제부 장관도 기아차의 K9 출시 행사에 참석해 곱지 않는 시선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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