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비극, 하늘길서 재연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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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비극, 하늘길서 재연될까 두렵다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4.04.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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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온 국민이 이유를 굳이 묻지 않아도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세월호 침몰 8일째, 이번 사고를 둘러싸고 정부의 무능한 대처, 온갖 유언비어와 선동 등 잡스러운 행태들이 판을 치고 있는 모습에 대한민국이 울분에 사로잡혀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모두가 바라는 건 이 심리적 재난상태를 잠재워 줄 희망의 발견이다.

실종자 수색 작업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그토록 바라고 바라왔지만 우리가 접하는 소식은 받아들이기 힘든 숫자가 늘어가는 것 뿐이다.

결국 모두가 느꼈을 것이다. 세월호는 총체적 안전의식 부재의 현장이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을 두고 여러가지 지적이 난무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 같은 끔찍한 재난을 사전에 예방하는 관계당국의 철저한 안전대비책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세월호의 비극이 하늘길에서 재연될까 두렵기도 하다.

이제 국민들의 안전불감증은 극에 달해있다. 현 상황에서 국내 항공업계의 안전관리체계는 어떠한가. 몸을 사리게 되는 이야기들만 들려온다.

지난 19일에는 인천을 출발해 사이판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603편이 이륙한지 1시간 정도 지났을때 엔진오일필터 이상으로 경고등이 들어왔으나 회항하지 않고 정상운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여객기의 조종사 양 모 기장은 아시아나 통제센터에 이 사실을 보고하고 가장 가까운 공항인 일본 후쿠오카로 회항하려 했지만 이내 비행기는 무리한 정상운항을 감행한 것이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 측은 매뉴얼대로 조치한 뒤 경고등이 꺼져 정상운행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4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사이판 공항에 도착한 603편의 상태는 심각했다. 엔진에서 갈린 미세먼지로 인해 왼쪽 엔진을 교체하기까지 이르렀다.

이날 603편에 탑승한 인원은 242명. 이들은 자신이 탑승하는 여객기의 엔진이 교체가 시급한 상태였다는 걸 알았다면 그곳에 몸을 실었을까.

이번 사건은 아시아나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사고 이후 일본인 항공안전 전문가인 야무무라 안전보안실장을 영입하는 등 전사적으로 안전운항을 강조해왔던터라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은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크다.

최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5개 LCC는 10년이 넘은 항공기가 대부분이며, LCC의 사고 및 준사고 발생률은 1만 횟수당 0.63건으로 대형항공사(0.17건)에 비해 3.7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안전성과 신뢰도에 적신호를 킨 채 운항을 하고 있는 거나 다름 없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적은 수의 항공기로 여러 노선을 운항하다 보니 항공기의 고장이 잦고 정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LCC 시장은 현재 가파르게 고속성장중이다. 이용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LCC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걸맞은 근본적인 안전체계 구축에 더욱 무게를 둬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전은 수백번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서비스는 받고 싶지도, 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직 슬픔을 추스르기에는 모두가 다 힘들다. 하지만 한순간에 어린 목숨을 앗아간 대형참사가 일어나고 나서야 안전의식에 대한 경각심을 되새기게 되는 우리들은 참 많이, 모두가 반성해야 함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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