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특수 누렸던 ‘이명박’ 말 한마디에 ‘악!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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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특수 누렸던 ‘이명박’ 말 한마디에 ‘악! 소리’
  • 나정영 기자
  • 승인 2005.10.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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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심’ 물건너 갔다?…수습하다 ‘더 꼬인다’

이회창, '이명박이 이럴 수가!'…‘창사모’ 차라리 대권출마해라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지난 19일 이명박 서울시장이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해 언급한 것과 관련해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인간적 호감을 표시하며 정작 '한 뿌리'인 이 전 총재에 대해서는 "너무 안주한다"는 식으로 깎아 내린 것으로 시사저널 인터뷰 기사가 나갔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시사저널과 인터뷰에서 "노무현, 이회창 중에 인간적으로 마음에 드는 것은 노무현"이라며 그 이유로 "이회창은 너무 안주하고 주위에서 둘러싸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회창씨는 당에서 만든 공약을 갖고 두 번 다 써 먹었다. 별 내용도 없이"라고 말하고 "나는 서울시장 선거 때 당에서 만든 공약 하나도 없었다"며 자신과 이 전 총재를 비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총재 핵심 측근인 이종구 전 언론특보는 "이 전 총재가 이 시장 발언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전 총재측에선 특히 이 시장이 노 대통령에게 `인간적 호감'을 나타내며 이 전총재를 깎아내린 데 대해 "이긴 자에게 아부하고 진 자를 짓밟으려는 태도가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고 이 특보는 전했다.

이 전 특보는 "차기 대권을 향한 자신의 입지를 위한 것이라면 차라리 국가정체성의 위기상황을 몰고온 강정구 교수 파문에 대해 노 대통령에게 과감하게 쓴소리를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 시장은 벌써부터 지나치게 대권병에 든 것이 아닌가 생각돼 씁쓸하기 짝이 없다"면서 "이 시장의 이런 행보가 계속되면 한나라당으로서도 대단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측은 "이 시장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오해가 빚어졌다"며 "보도 내용이 많은 부분 삭제되어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명박 서울시장도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와 한나라당 당원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이 시장은 이날 '당원 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해명서를 통해 "이번 파문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며 "발언의 일부가 제 뜻과 다르게 전해지면서 본의가 아니게 이 전 총재께 누를 끼치게 됐고, 당원 동지께도 염려를 드리게됐다"며 사과했다.

이어 "저는 당이 현재에 안주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과 선진국형 선거운동의 필요성을 말하고 싶었을 뿐"이며 "이 전 총재를 당과 나라를 위해 받들고 모셔야 할 어른으로 늘 생각해왔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이 시장은 이 전 총재를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대권주자들 중에서 가장 상종가를 치고 있는 이 시장이 공개 사과까지 하고 나선 것은 향후 당내 대권경쟁에서의 이 전 총재의 영향력을 의식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이 전 총재는 이 시장의 방문을 여전히 거부하고 있는 등 섭섭함을 삭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창사랑'은 이회창 정계복귀를 촉구하는 모임 가졌다.  `창사랑'은 지난 20일 오후 회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강원도 강릉시 경포르비치호텔에서 `이회창 전 총재 명예회복 및 현실정치 참여 촉구대회'를 갖고 이 전 총재의 정계복구를 촉구했다.

‘창사랑’ 백승홍 대표는 대회사에서 "이 전 총재는 본인의 명예만을 위해 정계은퇴를 고집하는 소아병적인 사고를 청산하고 십자가를 쥐는 심정으로 정치일선에 하루속히 복귀해 달라"는 것.

‘창사랑'의 한 회원도 정계복귀 촉구문을 통해 "정계복귀 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안락을 위한 비겁한 도피일 뿐"이라며 "정계복귀를 즉각 선언하고 대통령 출마를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백 대표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이 전 총재의 23일 예정된 대구 방문은 정계복귀 수순으로 국민들도 이를 정치행위로 볼 것"이라며 "이 전 총재는 국민이 요구하면 반드시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또 이명박 서울시장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도 "이는 정말로 지나친 표현이며 이 시장이 저의를 갖고 발언했다면 대권을 가고 싶어도 못간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이명박 시장이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통해 이회창 전총재에 사과한 내용이다.

당원 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시사저널 인터뷰 기사와 관련하여 이회창 전 총재와 당원 동지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것에 대해서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이회창 전 총재께서는 지난 9월 청계천 새물맞이를 앞두고 사전 답사를 같이 할 때, 저에게 현재의 성취에 안주하지 말고 부단히 노력하고 도전하라고 조언하신 바 있습니다.

청계천 주변개발을 둘러싸고 근거없는 모략과 음해에 시달릴 때, 저는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이회창 후보와 그 가족들이 겪었을 아픔을 절감하기도 했었습니다.

저는 이 전 총재를 당과 나라를 위해 받들고 모셔야 할 어른으로 늘 생각해왔습니다.
이번 파문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입니다.

저는 당이 현재에 안주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과 선진국형 선거운동 도입의 필요성을 말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발언의 일부가 제 뜻과 다르게 전해지면서 본의 아니게 이 전 총재께 큰 누를 끼쳐 드리게 됐고, 당원 동지들께도 염려를 드리게 됐습니다.

기사를 보고 곧바로 이 전 총재의 지근에 계신 분께 전화를 드려서 해명과 사과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재차 이 총재님의 측근을 통해 저의 본의를 전했습니다만, 직접 만나서도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지금은 나라를 바로 세우고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일에 우리 한나라당이 힘을 하나로 모을 때입니다.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모든 세력에 맞서서 당이 단합해 나가는 데 저 자신도 함께 해나갈 것임을 당원 동지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2005. 10. 20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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