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로 수명 앞당겨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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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과천 데이터센터, 화재로 수명 앞당겨 지나
  • 김형석 기자
  • 승인 2014.04.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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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0년 넘어 상암센터 완공되면 역할 부재

▲ 지난 20일 삼성 SDS 과천 e-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노후화된 과천센터의 폐쇄논의가 일고 있다.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국내 최초로 전산시스템 통합 운영 및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던 삼성 SDS 과천 e-데이터센터(이하 과천센터)가 화재를 계기로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수명을 마감할지 주목받고 있다.

21일 소방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삼성 SDS 과천센터에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3층 외벽에서 불이 나 외벽을 타고 10층짜리 건물 옥상까지 번져 7시간만에 진화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외벽 1591㎡와 10층 사무실 일부 등 2700㎡가 모두 타면서 11층에 있는 장비 일부가 손상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전화 서비스 회선 70만개 중 20만개가 불통됐다.

이 밖에도 삼성카드, 삼성생명, 삼성화재의 서비스에 장애가 이어졌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데이터를 수원센터로 대량 이동시킨 삼성카드의 경우 복구 카드론 등 카드 연동 서비스의 재개가 늦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SDS가 국내 최초로 전산시스템 통합 운영 및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던 과천센터를 정리할지 주목받고 있다.

삼성 SDS는 지난 1992년 5월 데이터의 통합적인 운용과 관리를 위해 과천 정보네트워크센터(현 과천센터)를 개관했다.

이후 1996년 구미센터가 가동되면서 백업센터 체제를 완비하고 국내 최초의 재해복구 센터로 명성을 높였다.

하지만 과천센터는 2000년대 들어 데이터 양의 급증과 시설 노후로 최신 장비를 수용하기에 버거웠다.

또한 과거에 비해 전산 시스템이 클라우드, 빅데이터의 영향으로 고집적되면서 냉각 등 에너지 효율이 떨어져 전기료가 늘어나는 문제점도 발생했다.

이에 삼성 SDS는 2007년 말 수원 ICT센터를 설립한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삼성SDS 상암센터의 기공식을 진행했다.

상암센터는 오는 2015년 3월 완공 예정으로 대지면적 7142㎡(2160평)에 지상 13층, 지하 8층, 연면적 8만3431㎡의 초대형 규모다.

이에 따라 국내 IT업계 초기를 이끌던 과천과 구미·대덕센터의 균형추가 수원과 상암으로 변경되면서 업계에서는 삼성 SDS가 가장 노후된 과천센터를 상암센터의 완공 이후 철수할 것이라는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20일 화재로 처리하던 데이터의 상당부분도 수원센터로 이관되면서 다시금 과천센터의 폐쇄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하지만 삼성 SDS 측은 “아직까지 상암센터가 아직 완공되지 않았고 과천센터 철수에 대한 계획은 없다”며 “지금은 과천센터의 복구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이번 화재로 내부 중요시설에 큰 타격은 없지만 외벽 등 상당부분이 불에 탄 만큼 정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과천센터가 가동된 지 20년이 넘었고 데이터 센터 중 가장 노후화가 심한 만큼 상당수의 데이터는 구미와 수원에 이관됐다”며 “가장 최근에 완공된 수원센터에서 당분간은 이번 사고로 인한 데이터도 이관해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안관련 IT업계 한 관계자도 “과천센터는 지난 2007년 수원센터 개관 이후 상당부분의 데이터 관리 업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업계에서는 다수가 상암센터가 완공되는 내년에는 수원과 상암이 이원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시기에 맞춰 과천센터가 폐쇄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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