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회 무시(?) 논란…야권 사퇴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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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회 무시(?) 논란…야권 사퇴 압박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9.11.05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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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질의에 엉뚱한 얘기, 국회부의장 "그런 총리 처음 봤다"

▲ /사진=뉴시스
[매일일보=최봉석 기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회부의장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는 수모를 겪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민주당은 5일 정운찬 총리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과 관련, “시종일관 부실 답변만 늘어놓았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미 자질과 자격 없음이 드러난 터라 기대도 안했지만, 이 정도라니 참으로 절망스럽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민주당 유은혜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정운찬 총리가 국회를 무시하는 안하무인 태도가 도를 넘어섰다. 오죽하면 이윤성 부의장까지 나서서 유감을 표했겠나”라며 이 같이 밝혔다. 유 부대변인은 특히 “정 총리가 국정 현안에 대해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관계나 대정부 질문의 의미에 대해서, 세종시 원안의 내용에 대해서 알고는 있는 것인지 정말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정 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국회의원의 질의에 불성실한 답변을 했다가 이윤성 국회부의장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자유선진당 박상돈 의원은 각 정부부처의 장·차관들이 국회에 출석할 경우 줄줄이 실무진들이 따라오는 점이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들어 “왜 공무원들이 몽땅 국회로 나오느냐”며 “장·차관들이 영국 국회처럼 평소에 공부하면 안되느냐”고 따졌다.

하지만 정 총리는 “그럼 우선 국회에서 다 장관들 나와 대답하게 하지 마시고 실무국장들 부르시죠”라고 상식 밖(?) 답변을 했고, 이에 놀란 박 의원은 “공부를 하라는데 엉뚱한 얘기를 하느냐. 장·차관이 평소에 공부하면 사무관 조력을 안 받아도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뜻 아니냐”고 지적하고 나섰다.

사정이 이렇자 정 총리의 답변을 지켜보고 있던, 이윤성 부의장이 격노했다. 이 부의장은 “답변이 부실하거나 국회를 경시하는 듯한 태도에 대해선 부의장으로서 유감을 표시한다”면서 “‘그럼 실무국장이 나와서 답변하도록 하라’고 하는 그런 총리는 처음 봤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가 모인 곳이다. 대의정치 아니겠느냐. 국회가 묻는 것은 국민이 묻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민주당은 특히 “정 총리는 한술 더 떠 ‘나는 양파총리 아니’라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면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국정에 대한 질문에는 관심이 없고, 본인의 억울함만 내세우는 참으로 염치없는 총리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정 총리는 대정부질문에서 선진당 권선택 의원이 인사청문회 당시의 각종 의혹들을 언급하며 세간의 ‘양파총리’, ‘허수아비 총리’라는 말들이 있다고 지적하자 “과거사를 전부 하루 하나씩 들춰 양파처럼 보이지만 일생에서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은 없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부대변인은 “까도 까도 끝이 없는 불법 의혹에 ‘양파 총리’, 세종시 수정안 총알받이 된 ‘허수아비 총리’도 모자라 부실답변 되풀이로 ‘앵무새 총리’임을 드러내고, ‘국회 무시 총리’까지 된 셈”이라며 “더 이상의 오명을 얻기 전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며 우회적으로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여야 의원들은 이날 ‘세종시 수정 움직임’에 대한 ‘문제점’을 꼼꼼하게 들이댔지만, 정 총리는 “자족기능 부족”을 강조하며 수정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애 대한 검찰수사의 ‘정당성’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구체적 대답을 삼가한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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