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T, 리즈시절 ‘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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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KT, 리즈시절 ‘후덜덜’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4.04.1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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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창성 기자]한 때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ㅇㅇㅇ 리즈시절 후덜덜” 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이 말은 영국 프로축구 1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 강팀으로 군림했던 리즈 유나이티드라는 팀이 구단의 방만한 경영 속 한 순간에 하부리그로 추락한 것을 빗댄 말로, 특정 인물이나 단체, 기업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현재의 모습이 과거의 영광에 비해 좋지 못할 때 우스갯소리로 했던 말이다.

과거 누리꾼들의 장난 섞인 유행어가 현재 KT에게도 드리우고 있다. 전임 회장의 리스크가 아직도 KT를 괴롭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KT는 실적악화, 대규모 고객 정보유출, 계열사 대출사기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버거울 만큼 굵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며 궁지에 몰려 있다. 그 여파로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며 퇴직금 규모만 1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1월말 취임한 황창규 신임 회장은 몇 달 째 전임 회장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뒤처리에만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KT는 지난 2009년 11월 국내 최초로 아이폰을 도입하면서 한 해 동안 가입자 수가 100만명 넘게 증가하며 승승장구 했다.

KT는 당시 아이폰 3GS 모델을 국내 독점으로 출시하면서 예약가입자만 6만5000명, 출시 100일 만에 40만대 판매 돌파 등 진기록도 세웠다. 이는 국내에 스마트폰 광풍을 주도한 극적인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KT가 아이폰을 도입한 이후에 1%에 불과했던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도 3년 만에 58.3%까지 증가했으며 현재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80%가 넘는다.

하지만 이는 모두 과거 영광일 뿐이다. 현재의 KT는 불과 몇 년 전까지 누렸던 ‘리즈시절’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가 즐비해도 구단 수뇌부의 방만 경영, 감독의 무지함 앞에서는 뛰어난 선수의 기량도 쇠퇴되기 마련이다.

국내 2위 이동통신사업자 답지 않은 최근의 KT 행보 역시 뛰어난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전임 감독의 잘못이 크다.

1600만명이라는 두터운 팬심을 확보하고 있는 KT에게 1부 리그 수성은 어려운 과제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21세기는 100년 기업도 한 순간에 몰락하는 시대이다. 황창규 회장의 지도력에 KT의 미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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