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자동차와 닮은 꼴...협력사와 상생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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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자동차와 닮은 꼴...협력사와 상생 강화
  • 정수남 기자
  • 승인 2014.04.09 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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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로 협력사 기술력 끌어 올려
협력사 채용박람회로 청년실업·협력사 인재난 해소에 주력
MK, 사재 5천억원 출연…MK 재단 통해 사회일반에도 혜택

[매일일보 정수남 기자] 자동차는 3만여개의 부품으로 이뤄진다. 자동차는 이들 3만개의 부품이 서로 유기적으로 잘 조화를 이루고 작동해야 최고의 성능을 내면서 목적지까지 잘 달릴 수 있다. 완성차 제작과 판매가 주 업종인 현대자동차그룹도 이와 닮은 꼴이다. 수천 개에 달하는 1, 2차 협력사와 상생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해외에서도 세계 유슈의 완성차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있다. 협력사와 동반성장 없이는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상생 정신은 갑의 입장에서 협력사 위에 군림하려는 국내외 대기업의 모법 답안으로 자리했다.

▲정몽구 회장은 사재 5000억원을 출연, 정몽구  재단을 만들고 어려운 환경에서 학업을 하는 중·고교생과 대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의 1, 2차 협력사와의 상생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본격화됐다. 지난 2010년 말 출범한 동반성장위원회보다  앞선 것.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동반성장은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부터 현대차그룹은 1, 2차 협력업체와 납품가격을 협상하는 등 다른 대기업과는 달리 일방적으로 부품가격을 정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다소 불협화음으로 현대차그룹이 ‘납품단가를 후려친다’는 오해도 샀지만, 결국 이는 오해로 끝났다. 또한 현대차 그룹은 매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과 추석을 앞두고는 납품대금을 조기에 현금으로 지급하는 등 협력사 자금 줄을 느슨하게 해주는데 주력하고 있다.

종전 현대차그룹의 협력사 동반성장이 1차원적이었다면, 최근 다차원적인 모습으로 변했다.

현대차그룹의 협력사 동반성장, 다차원적 모습

우선 가장 대표적인 행사가 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연구개발(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Tech Festival)’이다.

지난 2004년 처음 열린 이 행사는 현대기아차가 협력사의 신기술을 알리고, 세계 명차들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협력사들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자사의 남양연구소에서 진행되는 이 행사를 통해 현대기아차는 신기술 전시와 관련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협력사에는 여력이 없어 진행하지 못하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링카를 구입, 절개해 이들 차량에 적용된 우수한 기술들도 살펴보게 한다.

이는 협력사 경쟁력 제고가 모두 자사의 국제 경재력과 직결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테크 페스티벌’은 협력사에서 개발한 신기술을 홍보하는 ‘R&D 협력사 테크데이’와 주요 경쟁차 비교 분석 전시회인 ‘R&D 모터쇼’로 각각 열린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한 관계자는 “보다 많은 협력사들이 기술 정보를 공유하고, 최신 기술 트렌드를 습득토록 해 연구개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열린 제 9회 ‘R&D 협력사 테크 페스티벌’ 장면.
여기에 현대차그룹은 협력사를 직접 찾아 진정성있는 동반성장 방안도 찾는다.

현대차그룹 경영진들은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가 곧 자사 발전이라는 인식하에 지난 2010년부터 협력사의 생산현장 방문을 정례화 했다. 이 방문을 통해 경영진들은 1, 2차 협력사의 경영 애로와 건의 사항 등을 듣고 현장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즉시 해결해 주고, 나머지는 그룹내 실무진들을 통해 풀어주고 있다.

올해 현장 방문에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로템, 현대위아, 현대건설, 현대엠코, 현대파워텍, 현대다이모스 등 10개 자회사가 참가한다.

그룹 주요 자회사, 동반성장 해답 현장서 찾아

지난달 중순 윤여철 부회장은 경기도 화성에 있는 유라하네스를 찾아 이 회사의 고충을 수렴했다. 이번 윤 부회장의 현장방문에는 유장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3명의 동반성장위원이 함께 해 현대차그룹의 동반성장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이들은 이번에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현대차그룹의 1차, 2차 협력사를 찾아 임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결의를 다지는 시간도 가졌다.

윤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실시하는 현장방문이 협력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자사의 협력사 뿐만이 아니라 사회 문제에도 눈을 돌려 시민기업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유장희(왼쪽 두 번째)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신종운(오른쪽 두 번째)현대기아차 부회장이 지난달 동반성장 현장 방문시 협력사인 남양공업을 들러 이 회사 관계자로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이를 위해 정몽구 회장은 지난 2011년 중반 5000억원 사재를 출연해 종전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을 정몽구 재단으로 바꾸고 사회 일반의 이익에 공헌하고 있다. 여기에는 그룹 차원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사회공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는 정 회장의 평소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이에 따라 정몽구 재단은 실력은 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학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한편, 사금융을 통해 고이율의 학자금 대출을 받은 대학생들도 지원하는 등 이들이 학업에만 열중토록 적극 돕고있다.

현대차그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국내 청년실업 해소에도 발벗고 나선다. 자동차산업의 고용 창출과 중소 협력사의 우수 인재 확보 지원을 위해 ‘현대기아 협력사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협력사 채용박람회, 동반성장 지평 넓혀”

올해 3회째를 맞은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박람회는 지난달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와 대구에서도 같은 행사를 갖고 370여개 협력사가 모두 1만7000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이 행사는 국내 청년 실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는 있으나, 중소기업인 1, 2차 협력사들은 여전히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는데 따라 지난 2012년부터 진행됐다.

윤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서울 채용박람회에서 “우수 인재 확보는 협력사를 넘어 우리 모두의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번 채용박람회가 협력사들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뻗어 나가기 위한 소중한 밑거름을 만드는 자리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현대기아차 협력사 채용 박람회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의 지평을 새로운 분야로 확대한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 대기업들의 다양한 동반성장프로그램 발굴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기존 1차 협력사에만 제공하던 동반성장펀드와 상생 금형설비 펀드를 지난해부터는 2차 협력사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1, 2차 협력사 간 거래관행 개선을 위해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1차 협력사에게도 2차 협력사와의 거래관행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이밖에도 2차 협력사에 대한 교육 확대를 위해 협력사 교육관리포털을 개설, 사이버 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의 교육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자료 제공 등을 통해 1차 협력사의 자체 교육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측은 “동반성장의 온기가 2차 협력사까지 확산되고 있지 않다”면서 “앞으로1, 2차 협력사 간에도 동반성장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1, 2차 협력사 간 동반성장 활성화를 위해 1차 협력사 300여사와 2차 협력사 7000여사가 참여하는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하고 운영을 지원하는 등 협력사의 경쟁력 제고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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