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방탄車, 자동차 홍보대사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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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방탄車, 자동차 홍보대사 역할 ‘톡톡’
  • 김필수
  • 승인 2014.04.0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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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자동차를 잘 만드는 국가는 선진국이다. 자동차는 3만개 이상의 부품이 조합되면서 제 기능을 발휘, 모든 분야의 기술 수준이 선진화돼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를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이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나라가 필수적으로 자국의 자동차 제조 수준을 올리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에 자동차 산업은 모든 분야의 기술 수준이 올라가고 유관산업의 활성화와 고용창출 등 전체적인 자국 경제를 업그레드하는 견인차 역할에도 충실하다. 중국이 자동차 분야에 매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자동차를 만드는 국가가 됐다. 아직 프리미엄 수준의 자동차까지는 아니어도 대중차 수준에서는 분명히 세계적이다.

앞으로 조금만 매진하고 브랜드 이미지만 올리면 머지않아 좋은 성과가 기대된다.

이러한 이미지 향상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차량이 바로 방탄차다. 방탄차는 이용자가 특수층이라 기능이나 가격 등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네덜란드 방문 시 제공받은 BMW M7 차량에 이목이 쏠렸다. M7 모델은 아직 판매가 안되는 고성능 차량으로 특수 방탄과 보호기능을 가진 차량이다. 이 모델은 몇 안되는 세계 정상국에만 제공돼 더욱 큰 관심을 끌어냈다.

방탄차가 일반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면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최고의 기술이 내재돼 있어 자국의 자동차 수준을 알리는데 첨병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가 정상이 이용할 경우 방송 등 매체 노출이 많아, 자국 정상이 확실한 홍보대사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동차 기술이 낮은 경우에는 할 수 없이 다른 나라의 방탄차를 이용한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전 대통령들은 주로 벤츠 가드 시리즈나 캐딜락 방탄차를 주로 이용했으며, 간혹 BMW 하이시큐리티 시리즈를 타기도 했다.

외국 정상의 경우 러시아는 질 시리즈, 미국은 캐딜락 시리즈, 독일은 벤츠와 BMW, 프랑스는 푸조, 일본은 토요타 등 자국 메이커의 방탄차를 이용하고 있다.

방탄은 누구나 만들 정도로 쉬운 기능은 아니다. 일반 차량보다 더한 모든 첨단 기능들이 내재돼 있다. 기본적으로 강화 방탄유리와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과 합금은 물론, 케풀라 방탄 섬유로 무장하고 있고 네 바퀴의 타이어가 모두 터져도 시속 80Km 이상으로 달리는 특수타이어와 웬만한 총알과 수류탄 등에도 견디며, 화재 소화 가능, 화생방 공격 시 실내 청정 기능과 신선한 공기 공급 기능, 위성 연결과 긴급 구조신호 등도 보낼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심지어는 비상 시 간단한 수술 기능과 최소한의 공격 기능까지 보유하기도 한다.

이런 기능은 주문에 따라 달라지며,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 실제 방탄차의 구입 비용은 기능에 따라 같은 동급 차량의 1.5~5배에 이른다. 무게도 2배 이상 늘어나기도 한다. 방탄차는 불편한 차량이다. 무겁다보니 굼뜨기도 하지만 연비가 워낙 나쁘고 두꺼운 유리를 갖고 있어 윈도우를 내리는 기능이 없다. 두꺼운 유리로 인한 굴절로 바깥을 보면 어지럽기도 하다.

우리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예전 최고급 국산차였던 현대자동차 다이너스티에 극히 일부분 방탄 기능을 넣은 것이 최초지만,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이후 국내의 자동차 제작기술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현대차가 최근 에쿠스 방탄차를 제작해 청와대에 3대를 기증하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게도 기증했다. 차량 제작 기술 수준은 선진국의 70% 정도다.

아이러니하게 자동차 제작 수준이 낮은 브라질이 방탄 개조 기술이 우수하다. 자국의 사회안전망이 불안하다 보니 방탄차 수요가 많아, 자연스레 활성화 된 것이다.

최근 우리 국산차도 프리미엄 브랜드로의 도약에 애쓰는 만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최고급 방탄차 제작에 고민해야 한다. 국민이 직접 탑승하지는 못하지만 이 같은 자국 방탄차를 보면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해외 홍보기능도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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