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민생’ 핑계 ‘정쟁’은 이제 그만
상태바
[기자수첩]‘민생’ 핑계 ‘정쟁’은 이제 그만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4.04.02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치부 이승구 기자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 지난 1일부터 4월 임시국회가 시작됐다. 아니나 다를까 여야는 첫 본회의에서부터 ‘네 탓’ 공방으로 상대 당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서로 자기들이 서민들을 위한 대변자라면서 “우리는 지금껏 민생과 관련된 법안을 통과시키려 애를 써왔는데 이에 협조하지 않고 정쟁만 일삼고 있는 ‘저쪽 당’ 때문에 발이 묶여서 못했다”라는 변명을 침을 튀겨가며, 서로 손가락질 해가며 ’진흙탕 싸움‘으로 첫날을 보냈다.

새누리당은 자신들이 스스로 만든 ‘국회선진화법’을 야당이 악용하고 있다면서 뜯어 고쳐야 한다고 역설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는 법안처리를 위해 애써왔으나 집권여당이 소통도 안하면서 야당탓만 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또한 여야는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와 관련, 이미 시기가 지난 듯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공약이행 여부를 놓고 밀고 당기는 설전을 벌이며 ‘네탓’ 공방만 일삼았다.

이렇게 양측이 첨예하게 갈등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4월 국회에서도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기초연금법 등 민생관련 법안이 제대로 처리가 될지 벌써부터 의심 섞인 시선을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금 통과되지 못한 입법도 한 가득인데 사회적 이슈를 건드려서 지방선거에서 인기몰이를 하기 위해서인지 이른바 ‘세모녀 자살사건 방지법안’ 같이 시간을 들여 신중하게 논의해야할 법안은 금세 합의를 이루는 등 뭔가 아리송한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여기에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지방선거에 출마한다고 의원직을 사퇴하거나 선거운동에 뛰어들면서 국회가 제대로 돌아갈지도 걱정스런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우리가 민생 지킴이’라는 이들의 주장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정국 주도권을 쟁탈하려는 싸움이나, 지방선거에서 승기를 잡기위한 기싸움은 당연히 정당정치에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여야가 이것들을 내려놓을 수는 없다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민생 지킴이 운운하기 전에 자신들이 작년 한 해 동안 국회에서 대체 뭘 했는지 돌아보고, 자신들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왜 국민들이 자신에게 표를 던졌는지 한번쯤은 반성해야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국회에서 본인들이 해야할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방기한다면 과연 국민들이 본인들에게 ‘다음에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또다시 만들어 줄지 의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