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예년과 다른 LCC의 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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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예년과 다른 LCC의 위엄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4.03.3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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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저비용항공사(LCC)의 공세가 올해도 심상치 않다.

항공업계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LCC들은 최근 최저가를 무기로 단거리는 물론, 국제선 장거리 노선까지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올해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며 ‘공격경영’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

초기 LCC 출범 당시의 ‘반신반의’가 예상외의 ‘복병’으로 탈바꿈 한 것이다.

성적을 살펴보더라도 항공업계는 LCC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실제 LCC는 해외노선을 취항한 지 5년만에 시장점유율이 0.5%에서 9.6%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LCC 이용승객은 490만9641명으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제여객수(5098만6891명)의 9.6%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9년 3351만3566명 중 0.5%에 불과했던 16만3975명보다 3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런 추세라면 LCC업계는 올해 해외노선 점유율이 10%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황이 예전과 달라진 것은 대형항공사의 반응에서도 나타난다.

예년만 하더라도 LCC의 공세에 대형항공사는 비교 자체를 언짢아 했다. ‘저가’라는 말에서 풍기는 속칭 ‘싸구려’ 이미지를 거부한 것.

하지만 LCC의 활약에 이제는 대형항공사의 수장까지 인정을 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수천 아시아나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LCC의 도전은 그야말로 위협적이지 않을 수 없다”며 “중장거리 노선을 장악해가고 있는 LCC에 대응하기 위한 대형항공사만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순간”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이에 따라 아시아나는 기존 프미리엄서비스는 유지하는 한편, 젊은 층과 여성 고객을 겨냥한 홍보활동을 펼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활용한 웹 기반 판매를 확충할 것”이라며 향후 마케팅 계획도 밝혔다.

이에 아시아나는 LCC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전격 도입해 내달부터 정기적으로 특가항공권을 판매할 예정이다. 얼리버드 프로모션은 탑승 날짜보다 통상 3∼6개월 모든 좌석 운임을 큰 폭으로 할인해 판매하는 LCC의 대표적인 마케팅 방식이다.

항공업계에 이러한 변화는 자못 놀랍고 반가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LCC가 출범초기 대형 항공사의 항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고객들의 실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는 취지와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일각에서는 항공시장에서 서비스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건 아닐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현재 고객의 마음 속에는 저가는 싸구려보다는 현명한 ‘실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LCC가 항공시장에서의 어떠한 경쟁을 유도하게 될 지는 앞으로가 더 관심이다. LCC가 고객의 가치를 취우선으로 지향하면서, 건강한 경쟁의 ‘키메이커’ 역할이 돼주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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