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원작이거나 소품 등장 서적 판매 급증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도서 시장 지형도 변화에 따라 출판계 불황이 깊어지면서 업계는 대중매체를 통한 도서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가 지난달 20일 발표한‘2013 출판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각 출판사가 찍은 초판이 지난해 2732.9부에 불과해 10년새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초판물량은 지난 2002년 5449.7부, 2007년 3815.6부로 매년 크게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다매체 환경을 맞아 소비자의 도서구입비와 신간도서를 배포할 서점 수가 감소했다”며 “출판사는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배본부수를 줄이게 됐다”고 분석했다.
출판시장과 달리 전자책 시장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12월 ‘2013년 연간 도서판매 동향·베스트셀러 분석’을 통해 자사의 전자책 등 디지털콘텐츠의 판매가 전년대비 27.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교보문고 측은 “지난 2012년 디지털콘텐츠 성장률이 31.3%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 출판계 불황을 이겨내는 버팀목 노릇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책 시장이 성장하고 있으나, 정작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변환하는 비중은 11.7% 가량이고 전자책 매출 비중도 전체 8.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보문고의 지난해 인터넷 매출은 1.3% 성장했지만 오프라인 서점 매출은 3.7% 감소, 교보문고 전체 매출은 전년대비 0.8% 줄었다.
이 같은 어려운 환경 속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는 것이 ‘스크린·드라마 PPL(간접광고)’이다.
현재 영화·드라마의 원작이거나 화면 속 소품으로 등장한 책들은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출판인협회가 집계한 지난달 마지막 주 베스트셀러 1위는 최근 종영한 ‘별에서 온 그대’에 나온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다.
지난 2009년 출간된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5년여 간 1만권 정도만 팔렸으나, 지난 1월 이 드라마에 등장한 이후 판매부수가 17만권을 넘어섰다.
또 같은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좋아한다고 밝힌 ‘구운몽’은 현재 중국어로 번역돼 중국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국내 최초 애니메이션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디즈니사의 ‘겨울왕국’ 관련 도서들도 큰 인기다.
‘디즈니 겨울왕국 무비 스토리북’, 영어 원서 ‘Frozen’, ‘겨울 왕국(디즈니 무비 클로즈업)’ 등이 각각 지난달 베스트셀러 2위, 4위, 6위에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베스트셀러 대부분이 스크린셀러인 것에 혹자는 아쉬운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출판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당분간은 PPL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며 “이마저도 중소 출판사는 자금난에 홍보 기회도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