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고차 산업, 선진형으로 키워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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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고차 산업, 선진형으로 키워야 할 때
  • 김필수
  • 승인 2014.03.1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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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국내 연간 신차 판매대수는 150만대 내외이다. 물론, 경기활성화 시기에는 최대 170만대 시장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신차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분야가 바로 중고차 분야이다. 신차와 중고차는 3~4년 주기로 리사이클링 되는 특성이 있어 서로 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완성차 메이커들도 중고차 향방에 고민을 한다. 중고차 가격이 신차 판매에 영향을 줄 정도로 차량 구매의 가늠자 역할을 하고 있어, 실제 이들 기업은 자사의 신차 정책을 마련하는 중요한 변수로 중고차 가격을 고려한다.

해외에서는 차량의 평가 지수 중에서 신차품질지수와 함께 내구품질지수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바로 신차 사용 후 3년 된 중고차를 평가하는 지수가 바로 내구품질지수이다. 그 만큼 중고차 분야는 선진국에서 중요한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중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중고차 판매대수가 신차 판매대수를  넘는 경우는 이미 시장이 활성화 됐다고 판단, 그 이후를 중시하는 경향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미국이나 일본은 중고차 거래대수가 신차의 1.5~2배에 이르고 있다. 가장 시장 규모가 가장 크다는 중국의 경우 연간 신차 판매는 2000만대에 이르지만, 중고차 거래대수는 600만대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

반면, 우리의 중고차 시장은 신차 대비 2배 이상으로 지난해 기준으로 중고차 이전 대수는 330만대를 넘어선 선진국 형태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 비율은 소유권이 넘어가는 기준으로 산정한 비율이라, 순수한 소비자 거래인 B to C(개인-기업간 거래) 개념으로 보면 200~250만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선진형 규모에 비해 질적인 측면에서 우리의 중고차 유통 문화는 개선해야 할 요소가 많다. 주행거리 조작과 함께 사업자 거래 시 의무 조항인 성능점검을 통한 품질보증, 인터넷 상의 허위나 미끼매물, 위장 당사자 거래, 대포차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여기에 일선 중고차 매매사원에 대한 문제는 시급하게 개선해야 한다. 매매사원은 현장에서 소비자와 거래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 이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모든 문제점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최근 10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해당 부서인 국토교통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예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개선한데 따른 것이다. 이제는 국토부가 총론적인 부분보다 문제점이 집중 부각되고 있는 각론을 하나씩 해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업계 스스로 매매사원 교육 등 자정 노력도 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아울러 지난 13여년 간 동안 중고차 세미나, 정부 자문, 소비자 보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내 중고차 분야의 개선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한국중고차문화포럼이 본격적인 사단법인화를 추진, 체계적인 개선을 도모한다. 여기에는 중고차 각 분야별 전문가 100여명이 운영위원으로 참석, 규모나 질적 측면에서 선진국 못지 않다.

우선 포럼은 오는 28일 일산 한국전시장(키텍스)에서 더욱 체계적이고 활성화된 중고차 시장 마련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갖는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중고차 분야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가늠, 연간 19조원에 이르는 우리 중고차 시장을 단순한 중고차 유통분야가 아닌 중고차 산업으로 키우려는 첫 걸음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최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국산차와 수입차의 전쟁은 그리 나쁘지는 않다. 현재 자동차 시장은 국내외 구분 없이 전개되는 글로벌 시장이고, 이처럼 치열한 싸움을 통해 소비자 배려와 서비스 수준이 덩달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내수 중고차 시장의 양질을 높이고, 후진성을 띠고 있는 중고차 수출 분야까지 개선한다면 우리 자동차 시장은 수년 이내에 타국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선진 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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