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효성 CEO의 솔깃한 장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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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효성 CEO의 솔깃한 장수 비결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4.03.0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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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국내 500대 기업 현직 전문경영인 중 법정 임기 3년을 넘겨 재선임된 최고경영자(CEO)는 3명 중 1명 꼴에 불과하다. 또 30대 그룹 등 규모가 큰 대기업으로 올라갈수록 경쟁이 치열해 전문경영인의 재선임 비중은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50대 그룹 상장사의 전문경영인 가운데 임기가 만료되는 CEO는 60여명에 달한다. 통계상 가늠해봐도 이들 기업은 보다 발전적이고 진취적인 기업상을 그리기 위해 꺼내드는 첫 번째 카드로, ‘사령탑 교체’를 통한 경영 재정비를 실행하는 듯 하다.

이 가운데 올해로 13년째 CEO를 맡고 있는 장수 전문경영인이 산업계에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 화제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의 이야기다.

이 부회장은 지난 1973년 효성에 입사한 뒤 2002년 효성 대표이사 사장직에 올랐으며, 올해로 13년째 CEO를 맡고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국내 30대 그룹 내 최장수 CEO 가운데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토록 오랫동안 효성을 이끌고 있는 이유는 섬유회사에 불과했던 효성을 다양한 산업용 소재와 장치를 제조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요 인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 이후 몇 차례 굵직한 인수합병(M&A)도 성사시키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특히 그의 장수 CEO 비결은 끊임없는 ‘소통’에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 부회장은 임직원과의 소통을 위해 매월 ‘CEO레터’를 발송하고 있다. 이러한 작은 소통은 지난 2004년 9월부터 시작해 무려 10년 간 쉼없이 이어졌고 최근 101회를 맞았다.

이 CEO레터는 2008년부터는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터키어 등으로 번역돼 세계 2만여 효성 임직원에게 전파되는 등 효성의 대표 소통 채널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소통을 통한 회사 공동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의 경영철학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의 CEO레터는 딱딱하지 않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만한 힐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동안 소소한 일상생활에서 얻은 교훈과 독서를 통한 깨달음, 국내외 경영혁신 사례 등이 효성의 경영상황에 맞게 버무려져 맛깔나다는 평이다.

효성이 소통의 문화를 통해 올해 사업의 전략적 방안에 어떤 시너지를 낼지도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10월호 CEO레터에서 그는 “골을 성공시키는 것은 기량이지만, 골 찬스를 만드는 것은 소통의 문제”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인상 깊게 표현했다. 회사의 조직력을 극대화시키는 비결이 무엇보다 소통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경영을 스포츠에 비유한 것은 무엇보다 필히 이기는 팀을 만드려는 이 부회장의 의지의 표현이다. 그가 외치는 ‘소통경영’이 올 한해에도 얼마나 많은 결실의 골네트를 가르게 될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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