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봄은 오는가 (上) 강남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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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봄은 오는가 (上) 강남지역
  • 김백선 기자
  • 승인 2014.03.0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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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 거둬들이고 호가 ‘껑충’···본격 매수는 ‘관망’

[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꺼져가는 부동산 시장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4.1·8.28 등 크고 작은 대책들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다양한 세제혜택을 통해 거래 활성화를 추진하고, 전세입자들을 매매 수요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한편, 취득세율 영구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대못 규제들의 빗장을 풀면서 부동산 매매시장은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값의 상승폭도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 거래와 매매가격, 경매 낙찰가율, 미분양 해소, 대출, 주택경기실사지수 등 부동산 주요 지표들도 일제히 상승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지<매일일보>에서는 강남3구(강남, 송파, 서초)와 강북(노원, 강북, 도봉), 수도권 (분당, 일산, 송도, 평촌) 등을 대상으로 박근혜 정부가 지난 1년 동안 지속해온 부동산 활성화 대책의 실효성을 진단해 본다.

규제완화 법안 국회 통과 불투명···매도·매수자 힘겨루기 양상

최근 정부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와 소형주택 공급의무 비율 완화 등 부동산 시장에 남겨진 ‘대못 규제’에 대한 ‘빗장풀기’에 나서면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들썩이고 있다. 매수세가 늘어난 가운데 집주인들이 시세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계속 높이면서 급매물도 자취를 감추고 있는 실정이다.

▲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는 지난해 9월 1·2·3·4주구에서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추진을 본격화했다. 반포주공 1단지 전경.(사진= 매일일보)

특히 강남 재건축 사업 중에서도 진행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반포주공1단지와 개포주동1단지, 잠실주공5단지 등의 호가 상승세는 눈에 뛸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정부의 ‘재건축 살리기’ 대책 발표 이후 호가가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는 지난 2012년말 대비 9000만에서 1억3000만원 가량 뛴 것으로 나타났다. 개포주공 1단지 전경.(사진= 매일일보)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전용면적 107㎡형은 지난 2012년 말 평균 19억원에서 현재 최고 23억원까지 올라 1년2개월 만에 4억원이나 뛰었다. 또 이 아파트 84㎡형도 같은 기간 16억원에서 17억6000만원으로 1억6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반포 저밀도지구 중 사업추진이 가장 늦은 이 단지는 지난해 9월 1·2·3·4주구에서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추진을 본격화했다.

서초구 반포동의 A공인중계사 관계자는 “반포주공 1단지의 대형평형의 경우, 쪼개기 재건축이 가능해지면서 매매가가 많이 올랐다”며 “최근 정부가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면서 일대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개포주공 2단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아파트 61㎡형의 경우, 같은 기간 대비 1억4500만원 오른 9억5000만원선, 80㎡형은 1억8000만원 올라 12억원 선을 돌파했다.

개포주공 1단지와 개포시영도 9000만에서 1억3000만원 가량 뛴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가락시영 2차는 지난 2012년말 대비 1억2000만~1억4000만원 올랐고, 강동구 둔촌주공 1단지 82㎡는 7억500만원에서 현재 8억원으로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강남구 개포동의 M공인중계사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적용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면제 혜택 때문에 지난해부터 사업이 활발해졌는데 국토부 업무보고 이후 호가가 뛰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 송파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 5단지는 지난 2012년말 대비 매매가가 30% 가량 올랐다. 잠실주공 5단지 전경.(사진= 매일일보)

송파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 5단지 역시 지난 2012년말 대비 매매가가 30% 가량 올랐다. 이 아파트의 76㎡형은 같은 기간 대비 9억원에서 11억5000만원으로 2억5000만원 상승했고, 82㎡형도 10억3000만원에서 13억5000만원으로 3억2000만원 가량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의 J공인중계사 관계자는 “최근 며칠 사이에 호가가 5000만∼6000만원가량 상승했다”며 “급매물 또한 자취를 감추면서 당분간은 거래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정보업체의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마지막주(23~28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69% 올랐다. 특히 강남은 1.63%, 송파는 1.02% 오르는 등 1%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고, 강동과 서초도 각각 0.14%와 0.13%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거래 활성화 대책과 강남 재건축 규제완화에도 실제 매매거래는 생각만큼 활발하지 않다. 호가는 오르고 있지만 본격적인 매수세로 이어지고 있지 못하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서초구 반포동 B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 진해을 앞두고 있는 단지들은 급매물 위주로 간간이 거래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매매는 활발하지 않은 상태다”고 말했다.

이는 매도자와 매수자간의 힘겨루기 양상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집주인들은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큰 폭으로 올리면서 이에 부담을 느낀 매수자들이 거래를 관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초과이익 환수제 폐지 등 규제완화 법안들의 국회 통과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여서 당분간 시장의 관망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차질을 빗거나 급등한 호가가 시장에 부담이 된다면 거래는 소강상태를 보일수도 있다” 며“전반적으로 재건축 시장이 활성화되는 시간이 다소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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