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또다시 ‘아님 말고식’ 공약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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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또다시 ‘아님 말고식’ 공약파기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4.02.26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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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부 이승구 기자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정치권에 또다시 ‘아님 말고식’ 공약파기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여야 후보 전원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에 대해 결국 ‘없었던 일로 하자’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치개혁특별위원회까지 만들면서 정당공천 폐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질질 끌어온 여야는 또다시 정치적인 계산만 거듭하다 공약을 파기해버렸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새누리당은 그간 민주당이 공천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고 계속 압박했지만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다 ‘공천 폐지가 위헌’이라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상향식 공천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새누리당은 지난 25일 ‘전략공천’도 유지하겠다는 입장까지 ‘대놓고’ 밝혀 정치권 안팎에서 ‘대놓고 공약을 파기하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사실상 공천을 유지하기로 결정하자 지난해부터 공천폐지를 당론으로 정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을 압박하던 태도를 슬그머니 바꿔 공천 유지로 방향을 틀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공천을 폐지하면 결국 새누리당에게 완패를 당한다’는 정치적인 계산에서 결국 새누리당과 똑같이 공약을 파기했다”면서 정치권 안팎의 비난을 받고 있다.

결국 여야는 공천 폐지 여부를 떠나 선거 때에는 무차별로 공약을 내세우다 정권을 잡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번복하는 ‘묻지마 공약’ 행태가 또다시 반복됐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체 여야는 뭘 위해서 ‘국민들은 정당공천 폐지를 원한다’라고 주장하며 지금껏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며 지방선거가 100일도 안남은 지금에서야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렸는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결국 양측은 국민을 상대로 지지를 얻기 위해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남발했으며, 결국 그런 약속을 정치적인 이해득실 때문에 또다시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어 버린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과연 여야는 이러한 일을 벌이고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떳떳하게 국민의 지지를 구할 수 있을지, 또한 국민이 이렇게 공약을 쉽게 파기해버리는 거대 양당을 믿고 지지해줄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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