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이산상봉 이후가 ‘본격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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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이산상봉 이후가 ‘본격 시험대’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4.02.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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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이어질 적십자 및 고위급 추가 접촉 쟁점에 관심 집중

[매일일보]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의 ‘첫 단추’라고 규정했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북측의 협조적인 태도 속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일단 20∼22일 진행된 1차 상봉이 마무리되고 23일 시작된 2차 상봉이 24일부터 시작되는 키리졸브 한미연합 군사훈련에도 불구하고 순조롭게 진행될지 관심인 가운데 통일부를 비롯한 정부당국의 시선은 이산가족 상봉 이후 펼쳐질 남북관계로 다시 옮겨가기 시작했다. 

어찌어찌 이산상봉행사를 여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주요 현안에서 남북 간 견해차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 마무리 직후에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남북 추가 적십자 실무접촉과 추가 고위급 접촉 등 남북대화가 향후 양자관계를 규정할 본격적인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적십자 추가 실무접촉은 이미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합의할 당시 갖기로 양측이 합의한 상태고, 추가 고위급 접촉 역시 편리한 시기에 갖기로 남북은 의견을 모은 상태여서 북한은 이런 기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이번 이산상봉에 따른 ‘계산서’를 내밀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요 외화수입 창구이던 금강산 관광 개재 및 쌀·비료 등 대북지원 재개를 주된 의제로 제기할 것으로 관측되고, 이와 함께 ‘남북관계의 전면적 개선’을 명분 삼아 남북 간 인적·물적 교류를 금지한 5·24조치 해제 문제도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이산가족 상봉 규모 확대 및 정례화 등 ‘인도주의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우선 의제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면 일단 협상에 응하기는 하겠지만 급박한 속도의 진전은 예상하기 어렵다.

정부는 이런 접촉들을 통해 북한과의 신뢰가 확보될 경우 나진항 공동 개발,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대북 농업개발 지원 등의 구상을 단계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지만 남북관계 진전을 가를 핵심 변수는 ‘북한의 핵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핵 문제에 있어서 북한의 일정한 태도 변화가 없이는 남북관계 진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해 왔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핵 포기’를 이야기 하기에 그동안 ‘핵주권’과 관련해 국내외에 해놓은 말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한편 북한이 이산상봉 합의를 깰 수 있다면서 수차례 반발했던 키 리졸브 연습이 24일 시작되지만 이산상봉 직전 고위급 접촉에서 “일단 남측 당국을 믿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 군사훈련이 중대 변수는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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