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주주(株主) 여러분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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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주주(株主) 여러분은 안녕하십니까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4.02.18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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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주주(株主)는 주총장에서 회사의 주인으로 지난 한 해 동안 회사 경영상태에 대해 평가하고 주요 안건에 대한 투표로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게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 주식회사의 주주들은 회사로부터 천대받고 있다.

통계는 없지만 주총장에서 주주들이 회사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항 중 가장 많은 것은 아마 낮은 배당 책정일 것으로 생각된다.

주주의 영미권 표현은 shareholder다. 이 단어는 share와 holder 두 단어의 조합으로 이뤄졌는데 두 단어의 뜻을 각각 풀이해보면 회사의 이익을 공유하는 자로 표현할 수 있다.

주주에게 있어 회사의 이익을 공유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배당이다.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주주 역시 배당 등을 통해 이익을 향유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당연한 순리가 예외다.

한국 시장의 대표 상장사인 삼성전자의 올해 시가배당률은 0.97%로 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지난해 연말 애널리스트 데이를 통해 시가배당률을 1%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공언한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 이외에도 한국 경제의 대표 기업들은 대부분 배당에 인색한 모습이다.

LG전자(0.3%), 롯데쇼핑(0.4%), 삼성생명(0.8%), 삼성물산(0.9%), 현대차(0.96%) 등도 올해 배당을 시가배당률 1% 미만으로 결정했다.

미국 기업이익 추정 전문기관인 IBES가 올해 주요 국가들의 예상 배당금액을 기준으로 추정하는 배당수익률에 따르면 한국은 배당수익률 1.37%로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 증시의 저배당 경향은 건전한 투자 풍토 조성에 큰 걸림돌이다.

주주들에게 한 해 주식 농사는 배당으로 수확되는데 정작 통장에 입금된 배당금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대부분이 시중 은행의 정기예금 이자만도 못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해 얻게 된 수익이 무위험 수익률로 통칭되는 예금이자보다 낮은 수준이니 주주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장기 투자에 나설리 만무하다.

이러니 우스개 소리로 한국 시장에서 1년 이상 한 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장기투자라는 말도 일순 이해가 간다.

물론 모든 회사들이 고배당 정책을 지향하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주주들에게 배당을 집행하는 재원으로 재투자해 그 이상으로 회사 성장을 거둘 수 있다면 배당을 유보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득이 될 수 있다. 워렌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좋은 사례다. 하지만 현재 한국 기업 중 버크셔처럼 매년 수십 퍼센트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하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라는 반문에는 선뜻 대답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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