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도 매출채권 위조 180억원 대출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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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도 매출채권 위조 180억원 대출사기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4.02.1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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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채권 관련 全 금융사 실태 점검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최근 금융권이 수천억원대 대출 사기로 곤욕을 치르는 가운데 한국씨티은행도 수백억원대의 매출채권 대출 사기를 당한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한국씨티은행을 제외한 다른 금융사는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매출채권 관련해 사기 사건이 반복되자 금융당국은 모든 금융사에 대해 매출채권 실태를 점검해 제출토록 하는 등 긴급 점검에 나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삼성전자 중국 현지법인의 납품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가 매출채권 등을 일부 위조해 1700만달러(180억원)를 허위 대출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를 보고받고 현재 진행하는 특별 검사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으로부터 이런 사실을 전달받아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대출 사기 수법은 매출채권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KT ENS 건과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KT ENS의 한 직원은 NS쏘울 등 납품업체 등과 공모해 매출채권을 위조하는 수법으로 3000여억원을 부당 대출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 한국씨티은행 대출사기는 KT ENS와는 별개의 사건이지만 매출채권 등을 위조했다는 데는 수법이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중국 현지법인 2곳은 디지텍시스템스로부터 납품을 받는 관계였는데, 디지텍시스템스가 한국씨티은행에서 매출채권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선적서 등 관련 서류를 일부 위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씨티은행은 디지텍시스템스로부터 대출금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자 삼성전자 중국 현지법인과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출 사기를 당했음을 파악했다.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은 중소기업이 물품납입대금을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어음대체 결제 제도로 2001년 한국은행에 의해 도입됐다.

물품 구매기업(대기업)이 판매기업에 대금을 어음으로 주는 대신 채권으로 지급한다. 판매기업(중소기업)은 이를 담보로 거래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조기에 현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구매기업이 대출금을 은행에 대신 상환한다.

KT ENS 사건 때는 17개 금융사가 대출 사기 피해를 봤으나, 이번 디지텍시스템스 사건은 한국씨티은행 외에 추가 피해 금융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이번 대출 사기로 피해본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전체 점검을 한 것은 아니어서 한국씨티은행과 같은 일부 외국계 금융사 중에 추가로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

HSBC은행 한국법인 관계자는 이번 대출 사기 연루 여부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매출채권을 둘러싼 대출 사기가 끊이지 않자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실태 점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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