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속도, 'Operation CWAL' 수준인데"…K-방산, 폴란드 정권 교체로 계약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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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속도, 'Operation CWAL' 수준인데"…K-방산, 폴란드 정권 교체로 계약 차질 우려
  • 박규빈 기자
  • 승인 2023.12.11 2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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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선 "이미 도입한 무기 체계 전환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곡사포 모형과 현대로템 K-2 흑표 전차. 사진=매일일보 박규빈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곡사포 모형과 현대로템 K-2 흑표 전차. 사진=매일일보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폴란드 좌파 정권이 전 정부에서 지난 10월 총선 이후 맺은 무기 수입 계약 일부를 무효로 돌릴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보도가 나옴에 따라 지난해 소위 '폴란드 잭팟'을 터뜨린 국내 방산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본 계약에 이어 1차 계약을 체결하고 납품을 시작한 국내 방산 회사들 중 2차 계약을 맺지 않은 곳과 폴란드 총선 이후 2차 계약을 맺은 업체를 중심으로 판세가 달라진 폴란드 정치 환경이 추가 계약에 악영향이 가지 않을지 우려가 나온다.

그러면서도 폴란드 안보 상황은 신속한 무기 납품이 가능한 한국 방산 기업들을 필요로 하는 만큼 현지 정부가 이미 맺은 계약을 손쉽게 뒤엎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한다.

11일 연합뉴스는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폴란드 야권 연합의 일원인 시몬 호워브니아 하원 의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법과정의당(PiS) 임시 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그는 지난 10월 15일 총선 이후 PiS는 예산을 지출하지 말고 국가 관리에 권한을 한정했어야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0월 총선에서 집권당이자 민족주의 성향을 지닌 보수 우파 정당인 PiS는 하원에서 35.4%를 득표해 제1당이 됐다. 하지만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다. 이에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데 성공한 좌파 야권 연합이 수권 집단이 됐다.

때문에 로이터통신은 폴란드 정치 지형 변화에 따른 한국의 방산 물자 수출에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보도로 국내 방산업계는 예상 못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보이면서도 폴란드 정치판에 대한 긴장을 풀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곡사포 152문 수출을 골자로 하는 2차 계약을 맺은 당사자인 만큼 이번 보도 내용의 진의를 파악하며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폴란드 하원 의장의 발언은 '총선 이후 계약'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과 같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2차 계약이 해당 시기에 이뤄져서다.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내부의 정치 상황은 예단할 수 없지만, 폴란드가 군 현대화 사업을 손바닥 뒤집듯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군비청과 지난해 7월 K-9 672문과 다연장 로켓 천무 288대를 수출하기 위한 기본 계약을 맺었고, 8월에는 K-9 212문, 11월에 천무 218대를 수출하는 1차 계약에 서명했다.

폴란드 정부와의 지난해 1차 계약에서 K-2 흑표 전차 180대 수출을 확정한 현대로템 또한 820대 규모의 2차 계약을 앞두고 있어 추가 계약 체결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로템은 새로 들어서는 좌파 정부와의 공감대를 키워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2차 계약을 원만히 체결하고자 현지에서의 역량을 초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역시 경공격기 FA-50 48대를 폴란드 정부에 납품하기로 했지만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다. 이미 1차 계약을 통해 계획된 수출 물량을 모두 소화한 KAI는 1·2호기를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FA-50GF 12대를 우선 현지로 보내고, 나머지 36대는 성능 개량 버전인 FA-50PL(Poland) 형태로 내후년 하반기부터 2028년까지 순차 납품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KAI는 향후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등의 폴란드 도입 추진 과정에 정권 교체의 영향 여부에 주목한다는 전언이다.

이와 같이 국내 방산업계는 폴란드와의 계약 변경 가능성을 의식하면서도 상황이 완전히 비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내비치고 있다. 옆나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전쟁을 2년 가까이 치르고 있어 엄중한 안보 상황이 상존하고 있고, 이 같은 이유로 군과 무기 체계의 현대화를 구현하는 것이 시급한데, 'K-방산' 만큼 우수한 대안도 없어서다.

이미 폴란드 정부는 국내 방산 기업들에게 선수금을 지급했다. 1차 계약 물량 납품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무기에 대한 보수·정비 등 관리도 비용에 포함된다. 또한 호환성 등 측면에서 이미 선택한 무기 체계를 다른 안으로 바꾸는 것도 면밀한 검토를 요한다.

폴란드가 공업력이 우수한 이웃나라 독일의 라인 메탈과 크라우스 마파이가 제작하는 레오파르트 2 전차와 PzH2000 자주포를 도입하지 않은 것도 납기일을 맞추기 어렵고, 가성비가 떨어질 것으로 판단해서다. 실제 현대로템은 지난해와 올해 계획했던 K-2 전차 28대에 대한 납품을 조기 완료해 현지에서 '로켓 배송'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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