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 건설업계, 공사비 폭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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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 건설업계, 공사비 폭증 우려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3.12.05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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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신재생 에너지 사용, 민간 확대 방침
원가율 상승 갈수록 심화…"지원책 필요"
제로 에너지 건축 등 건설 환경 규제가 잇달아 나오면서 건설사들의 원가 관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시공 현장. 사진=권한일 기자
제로 에너지 건축 등 건설 환경 규제가 잇달아 나오면서 건설사들의 원가 관리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시공 현장. 사진=권한일 기자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건설 현장을 둘러싼 환경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최근 1~2년간 중소건설사는 물론 대형사들의 영업손실과 현금 흐름 적자가 늘어난 가운데 건설사들의 원가 관리 어려움은 더해질 전망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024년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에 제로에너지 건축(ZEB·Zero Energy Building)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현 정부 공약집에 따르면 사업계획 승인을 신청하는 모든 민간 단지가 적용 대상이다. 건물의 단열성을 높이고 태양광·지열·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제로에너지 5등급(에너지 자립률 20~40%) 수준을 달성하는 게 정부 목표다.

해당 건축 기술의 핵심은 현재에도 널리 쓰이고 있는 △패시브(Passive·냉난방 에너지 요구 최소화)를 비롯해 △액티브(Active·에너지 소비량 최소화) △신재생에너지 생산(태양광·연료전지 등)이다.

문제는 시공비가 크게 불어난다는 점이다. 제로 에너지 건축물 기준 가운데 최저치인 5등급 수준을 충족하기 위한 공사비는 기존보다 26~35%가량(대한건축학회 자료)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평균 시공 원가율이 90%를 훌쩍 넘어선 건설업계에 상당한 부담이 되는 이유다.

여기에 환경부 주도로 온실가스 목표관리제도 이어진다. 건설 부문에서 내년에 참여하는 업체는 현대건설·GS건설·대우건설·DL이앤씨다. 

시공 현장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이들 주요 대형 건설사 4곳은 최근 3년 평균 온실가스 고배출로 인해 '관리업체'로 지목됐다. 향후 1년여간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과 결과 확인 등이 뒤따를 예정인 만큼 원도급사뿐만 아니라 하도급사들의 관심과 투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지난 2~3년간 시행된 굵직굵직한 신축 아파트 관련 정책들로 인해 공사비 투입이 가중된 데다, 내년 제로에너지 건축 인증으로 원가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부터 시작된 입주자 사전점검 의무화와 지난해 100가구 이상 아파트 내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및 완공 후 바닥 충격 차단 성능 검사(층간소음 기준 강화) 의무화 등은 공사 원가가 급등한 주요인으로 꼽혀 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데 시공원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정책들은 몇 년 새 쏟아지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시행을 미루거나 원가 급등분을 상쇄할 만한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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