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ELS 내년 상반기 만기만 8.3조…투자자도 판매자도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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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지수 ELS 내년 상반기 만기만 8.3조…투자자도 판매자도 ‘패닉’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3.11.28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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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 우려 속 투자자들 민원 봇물
15조 이상 판매한 은행들 배상 불똥 튈까 노심초사 
홍콩 H지수가 반토막 난 가운데 관련 ELS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콩 H지수가 반토막 난 가운데 관련 ELS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내년 상반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지수(ELS)의 손실 위기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불완전판매 트라우마가 있는 판매사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손실 위기에 노출된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액만 8조3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서다.

H지수 연계 ELS 상품은 홍콩H지수와 연계된 금융상품이다. 해당 ELS에 담겨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오르면 수익률도 상승하는 구조다. 반대로 가입시점보다 만기 시점에 주가가 하락했다면 원금을 잃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번에 만기가 도래하는 ELS상품들이 기초자산으로 하는 홍콩H지수가 판매 당시 시점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 상품이 대거 판매됐던 지난 2021년 1월 홍콩H지수는 1만2000선 가까이를 유지했다. 그런데 중국 경기 악화로 인해 지수가 나날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한때 6000선이 무너지는 등 추락을 면치 못했다. 이같은 추세는 현재도 이어지면서 홍콩H지수는 28일 6000선도 무너진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이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는 내년 상반기에도 홍콩H지수가 2021년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이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들여다보기 시작한 가운데 투자자 분쟁조정과 소송 등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손실 발생시 과거 사모펀드 사태 때처럼 배상이슈가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28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홍콩H지수 ELS 관련 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대부분은 은행이나 증권사로부터 이 같이 위험한 투자라는 설명을 충분히 듣지 못한 채 거액을 투자해 큰 손실을 보게 생겼다는 내용이다.

직장인 커뮤니티를 통해 들어온 한 피해 사례를 들여다보면 투자자 A씨는 "현금이 있을 때는 계속 전화해 ELS 투자하라고 하더니 손실 구간에 들어가자 전화도 받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투자자 B씨는 "은행과 증권사들이 유독 노인들에게 위험한 투자자 권유를 하는 것 같다"며 "어머니도 은행 권유를 받고 거액을 투자해 노후 자금을 날릴 위기"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홍콩H지수 ELS가 '제2의 사모펀드 사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전수 점검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ELS 리스크와 관련해 "제일 문제는 판매사들이 판매할 때 충분한 설명을 했는지, 적정 등급 상품을 판매했는지 등 불완전판매 여부일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H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력 판매사였던 은행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몇년새 금융상품의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금융회사가 이를 일부 보전해주는 것이 관행처럼 자리잡으면서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따가운 시선에 이번에도 배상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이번에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ELS 상품은 대부분 은행에서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액 20조5000억원중 약 15조8860억원 가량이 은행에서 판매됐다.

원칙적으로 해당 상품은 금융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도 고객 역시 인지하고 있다. 불완전판매가 없었다면 은행은 원금 손실에 대해 책임이 없다. 다만 최근 몇년새 금융투자상품 만기 도래시 원금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금융회사가 일부를 보전해주는 사례들이 생기고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통상 금융투자상품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불완전판매 등 판매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잘못이 있었다면 소비자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원금 일부 반환을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최근 몇년새 신뢰성이라는 측면에서 금융회사가 일부를 보전하는 것이 추세처럼 자리잡았다"라며 "분쟁조정위원회에 오르기 전에 사적화해 등을 통해 먼저 배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다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점쳐지는 홍콩 ELS의 경우 투자규모가 크다보니 앞선 사례와 마찬가지로 선제적으로 배상에 나서는 것은 부담이라는 분석이다.

은행 관계자는 "과거 사모펀드의 경우 배상 규모가 많아야 수백억 수준이었고 은행들이 감당 가능했"며 "이번 홍콩 ELS의 경우 워낙 규모가 커 배상에 나서면 은행의 수익성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소비자 보호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본시장 흐름을 역행하는 추세에 대해 금융당국이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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