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우조선의 첫 번째 약속이 반가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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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우조선의 첫 번째 약속이 반가운 이유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4.01.06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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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정두리 기자.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무엇보다도 훌륭한 목적은 가치 창출과 획득을 위한 무대를 마련해준다. 경제적 성과가 기업이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것이 없다면 당신의 다른 목표 중 어느 것도 제대로 실현되기는 어렵다.”

마이클 포터를 잇는 현대 경영전략의 권위자로 불리는 신시아 A. 몽고메리의 저서 ‘당신은 전략가입니까’에서 밝힌 훌륭한 목적이 부르는 결과에 대한 이야기 중 한 부분이다.

2014년 갑오년의 해가 밝아오고 굴지의 국내기업들은 저마다의 신년사를 줄줄이 공개하며 올해는 ‘청마’처럼 열심히 경영일선에서 달려 예년보다 한층 진일보 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선업계 ‘빅3’중 하나인 대우조선해양의 신년사에는 누구보다 명확한 목적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대우조선의 올해 경영방침의 첫째는 다름 아닌 ‘윤리경영의 철저한 실천’이다.

지난해 대우조선을 뜨겁게 달궜던 것은 글로벌 경쟁력에 기초한 ‘수주목표 초과 달성’이 아닌 내부잡음으로 얼룩진 ‘윤리경영의 퇴보’였다. 

대우조선은 일부 직원이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 물의를 일으킨 이른 바 ‘김연아 목걸이’사건 등 납품비리 사건으로 곤욕을 치뤘다.

성살가상 지난 연말 환경부에서 대기배출사업장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대우조선은 대기배출사업장 10곳 중 4곳에서 대기오염물질을 공기에 희석해 불법 배출해 온 것으로 드러나며 2013년 한 해를 잇따른 사건사고로 마무리했다.

이런 이들에게 업황 개선을 위한 수익 개선과 경쟁력 제고만이 올 한해 가치 창출을 위한 가장 큰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기업의 존속에 있어 수익적인 부분을 늘상 염두해 둬야 한다해도 말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경영방침을 통해 지난해 경험을 철저히 반성하고 엄격한 윤리 기준을 마련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한편, 모든 비리나 잘못된 관행을 확실히 뿌리 뽑도록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의지의 표현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윤리경영을 ‘첫 번째’로 제시한 것이 상징적이다. 윤리경영을 일순위로 선언한 만큼 앞으로의 모습의 신중함이 수반되야 함은 물론, 그에 따른 책임이 전적으로 뒤따른다는 것도 분명 알 것이다.  

이제 대우조선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우선 대우조선은 예년과 달리 신년이 됐음에도 아직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고재호 사장이 이번 임원인사에서 기업 분위기 제고를 위해 윤리경영의 기초한 새판을 짤 것인지도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다.

아무쪼록 훌륭한 목적 설정은 훌륭한 가치 창출의 발판이 됨을 대우조선이 몸소 보여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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