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모두 ‘안녕들 하신’ 새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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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모두 ‘안녕들 하신’ 새해 되기를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3.12.29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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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부 이승구 기자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이제 하루가 남은 2013년의 끝자락에서 올 한해 정치권을 돌아보니 말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었다.

올 한해 정치권은 근 열흘에 한번 꼴로 핫이슈가 끊임없이 터지는 ‘마르지 않는 샘’이었고, 그 때문에 얼마 전 이슈가 된 대자보의 문구처럼 ‘안녕들 하지 못한’ 정치권이었다.

게다가 여야가 정치권 핫이슈로 인한 정쟁으로 국회 일정 대부분을 소비하고 민생 현안은 뒷전이었던, 그래서 올해 정기국회가 끝날 즈음까지도 ‘법안처리 제로’ 상태를 유지하면서 19대 국회는 헌정 사상 최악의 국회로 남을 뻔한 일도 겪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을 시작한 올 한해 정국은 ‘국가정보원 정치·대선개입 댓글 의혹 사건’을 가지고 1년을 날려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심각한 정치적 공황상태에 빠진 모습이었다.

게다가 이 사건은 올해 또 하나의 핫이슈였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미(未)이관·사전유출 의혹 사태’까지 함께 터지면서, 여기에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과 국가보훈처, 재향군인회 등이 연계된 ‘국가기관 정치개입 의혹’ 사건으로 논란이 확대됐지만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지지부진하게 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막바지에 터진 정부가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발표하고 철도노조가 철도민영화 의혹을 제기하면서 반대 파업을 벌이자 이 문제 역시 정치권 이슈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여야는 철도노조의 파업이 20일을 넘기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까지 총파업으로 가세하는데도,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한 데 이어 ‘수서발 KTX 법인의 철도사업면허 발급 강행’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양측이 강경대치하는데도 여전히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정치문제에서도, 사회문제에서도 여야가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자 답답한 국민들은 오늘도 ‘안녕들 하십니까? 우린 안녕 못합니다’라는 대자보를 써서 붙이면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이렇듯 정치권이 우왕좌왕하면서 한해를 공황상태에서 보냈지만 어찌됐건 2013년은 이제 역사 속으로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다가오는 2014년 새해에는 정치권이 더 이상 올해와 같이 정쟁에만 몰두하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를, 그래서 나라가 잘 돌아가고 국민들도 모든 일이 잘 풀리는 진정으로 ‘안녕들 하신’ 한해가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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