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6월 IATA 연차 총회선 "아시아나 M&A에 100% 걸었다"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인수·합병(M&A) 승인 관련 최종 결론을 내린다던 10월이 목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시한을 연장하면서까지 대한항공 경영진은 경쟁 당국 요구 사항에 입각해 전략을 수정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현지 시각 기준 이번주 초 경 EC에 최종 시정 조치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서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 매각안까지 담겼다는 설도 들려온다. 기존까지 유지하던 황금 노선과 슬롯 포기는 기본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2020년 11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한국산업은행의 지원을 등에 업고 약 3년이 지난 현 시점까지 아시아나항공 M&A에 전념해왔다. 또한 지난 6월에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 총회 석상에서 "우리는 아시아나항공 M&A에 100% 걸었다"며 "무엇을 포기하든 간에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 5월 17일 EC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간 M&A가 유럽 경제 지역(EEA)-한국 간 여객·화물 항공 운송 서비스 시장 내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예비 견해를 대한항공에 통보하기도 했다. 또한 한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간 4개 노선의 여객 운송 서비스 제공 경쟁도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표명했다.
조 회장의 당시 발언은 EC의 입장을 다분히 의식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한편 대한항공의 이 같은 태세에 일각에서는 국내 항공업계 재편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빅딜을 주도한 산업은행의 당초 계획과 한진칼 경영 참여 취지가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된다. M&A 자체에만 매몰돼 실익을 얻는 게 없거나 혹은 다소 잃는 것이 있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존재를 지우는 것이 대한항공 입장에서만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대한항공 역시 물러설 수 없는 이유는 이미 투입한 인력·시간·예산이 있고, 현실적으로 항공업을 50년 이상 영위해온 자신들 외에는 아시아나항공을 떠안을 대체재가 없기 때문이다. 이례적으로 대한항공은 법률 자문료로 1000억원을 넘게 썼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M&A 성사를 향한 자사 화물사업본부나 아시아나항공 화물본부 매각 가능성에 대해 대한항공은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EU 경쟁 당국과 현재 경쟁 제한성 완화를 위한 시정 조치안을 면밀히 협의하고 있고, 늦어도 오는 10월 말까지는 안을 확정해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협의 중인 세부 사안은 현지 경쟁 당국의 지침상 밝히기 어렵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