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적자탈출 앞당겨질 가능성…연내 흑자 전환 관측도
‘HBM’ 판매비중 증가도 기대감 키워…일반 D램比 10배 비싸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 4분기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줄을 잇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핵심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가 가시화하는 가운데 수익 개선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으로 주요 업체들의 흑자 전환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 낸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0~5%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삼성전자 등 공급 업체들이 추가 감산을 하면서 수급 균형이 맞춰질 거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4분기 D램 시장이 공급 과잉에서 부족 상태로 바뀌면서 제품가가 3분기 대비 17.8%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증권사들도 이와 유사한 전망을 내놓는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공급 단에서는 메모리 감산 효과가 본격화됐고, 스마트폰·PC서도 8월 들어 예상 외 수요 개선 움직임을 보인다"며 "D램과 낸드 모두 가격 상승의 시그널들이 확인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 역시 "스마트폰‧PC 업체들의 재고 조정 마무리와 부품 구매 확대로 반도체 고정거래 가격은 4분기 2년 만에 상승 전환할 것"이라도 내다봤다.
이에 따라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흑자 전환도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다. 올 들어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 여파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 1, 2분기 모두 4조원대 적자를 냈다. SK하이닉스는 1, 2분기 각각 영업손실 3조4023억원, 2조8821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올 3분기 적자 규모가 2조~3조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4분기에는 이보다 더 축소된 1조~2조원대 수준으로 예측됐다. 일부 증권사는 DS 부문의 연내 흑자 전환을 점치기도 했다. KB증권은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은 연말 상승 사이클에 본격 진입하며, 4분기 DS부문 영업이익이 1000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도 4분기 손익분기점 수준에 근접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광진 연구원은 메모리 감산 효과와 스마트폰‧PC 등 예상 외 수요 개선 움직임이 실적 개선 속도를 올리고 있다고 평가하며 4분기 SK하이닉스의 적자 규모를 3290억원으로 예상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비중 증가도 실적 기대감을 키운다. 양사는 올 3분기 D램 매출 중 HBM 비중이 10% 초중반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HBM은 겹겹이 쌓은 D램을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로 수직 연결한 제품이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일반 D램보다 최대 10배가량 비싸다.
삼성전자의 경우 HBM 매출 비중이 올 3분기부터 증가하고 생산 능력 확대로 내년 물량도 크게 늘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내년 3분기부터 HBM 턴키(일괄생산) 공급을 개시, HBM 단품 공급 대비 수주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점친다. SK하이닉스로부터만 HBM을 공급받던 엔비디아가 삼성전자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HBM 시장에서 점유유 40%를 가져가며 SK하이닉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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