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에너지 업계, 4분기 실적 흔들…FOMC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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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에너지 업계, 4분기 실적 흔들…FOMC ‘예의주시’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3.09.1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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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FOMC…美연준 금리·성명 발표 주목
금리 동결 무게…美CPI 경로 판단이 관건
4분기 글로벌 석유화학·정유 수요 핵심변수
국내 에너지 업계가 오는 19일 FOMC를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LG화학 대산사업장 전경.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 대산사업장 전경. 사진=LG화학 제공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에너지 업계가 오는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FOMC에서 나올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발표가 오는 4분기 글로벌 에너지 수요에 상당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정유 업계는 19~20일(현지시간) FOMC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최근 수요 부진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화학은 2분기 석유화학부문에서 영업손실 127억원을 냈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영업손실 770억원이 발생했다. 두 기업 모두 하반기에도 전방산업과 가동률 개선은 부진하고, 주요 제품 스프레드 회복이 더딜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실제 석유화학 실적 바로미터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이달 2주차 톤(t)당 107.8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5주차 143.8달러, 이달 1주차 124.5달러에서 보듯 하락세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 제품가격에서 기초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수치다. 에틸렌 스프레드 손익분기점은 보통 톤당 300달러다. 제품을 만들어 팔면 손해가 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석유화학 부진이 4분기에도 지속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FOMC에서 나올 내용은 4분기 글로벌 경기 향방과 직결되는 만큼 석유화학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황은 글로벌 경기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FOMC에서 금리를 결정하고, 인플레이션, 실업률 등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분석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9%다.

문제는 최근 고(高)유가 영향권 아래의 인플레이션 경로를 연준이 어떻게 판단하느냐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동기보다 3.7% 올랐다. 시장 예상치 3.6%를 넘어섰다. 최근 미 CPI는 6월 3.0%, 7월 3.2%를 기록해 3개월 연속 상승세다. 미 연준의 물가 목표치 2%와 점차 멀어지는 추세다. 연준이 이러한 CPI의 움직임이 당초 예측한 경로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해 긴축 기조로 기울어지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은 급격히 높아진다. 4분기 석유화학 수요 회복 기대감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내 정유사도 미 연준 발표를 주목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국제 유가 급등으로 정제마진이 빠르게 올라 3분기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 연준이 긴축 기조 강화에 무게를 두면 글로벌 수요 위축으로 석유제품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이미 공급 부문을 좌지우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연장을 올해 말까지 결정한 터라 연준발(發) 수요 부진은 곧바로 정제마진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사의 3분기 반짝 실적 회복에 이은 4분기 하락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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