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두고 보수적 정치색을 띄는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의 만행을 고발하고 소위 민주진보세력을 영웅시해 간접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파만파 제기됐었다.
비슷한 논란을 낳고 있는 영화가 대선 1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18일 개봉됐다. 영화 ‘변호인’이 바로 그것이다.
‘변호인’은 1981년 제 5공화국 정권 초기 부산 지역에서 벌어진 ‘부림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1980년대 부산에 살고 있는 돈 없고 빽도 없는 심지어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의 인생을 바꾼 다섯 번의 공판과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세간을 뜨겁게 달궜다. 영화의 주인공인 ‘송우석 변호사’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제작한 영화라는 점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개봉 전부터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영화에 가장 낮은 평점을 주기도 하는 등 보수-진보 성향의 네티즌들이 평점전쟁을 하기도 했다.
개봉하자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친노 세력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단체관람을 했고, 부림사건의 실제 인물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사건 관련자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간다. 이에 ‘NLL 대화록 실종’ 등으로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친노 세력이 영화를 기반으로 세력 결집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보수적 성향의 정미홍 KBS 전 아나운서는 자신의 트위터에 영화가 부림사건을 민주화 운동으로 포장해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난, 보수-진보 성향의 대립이 일어나게 됐다.
‘송우석 변호사’가 말하는 ‘민주’와 ‘자유’는 기득권을 쥐고 권력을 휘두르는 특정 정치계층에 대한 비난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감독과 배우는 노 전 대통령을 ‘그분’이라고 에둘러 표현하며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말하지만 동시대의 실존인물을 다룬다는 점에서 영화 ‘변호인’은 정치 이념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것은 분명하다.
‘정치영화’로 해석하든 ‘상업영화’로 해석하든 그것은 관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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