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집주인 된 夢, 주인자리 계속 차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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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집주인 된 夢, 주인자리 계속 차지할까?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9.10.08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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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취임 한달 MJ호 집중분석…재보궐 선거가 정치 변곡점

당·정 소통 강화…'젊은' 한나라당 홍보효과 가져와
당 지지율도 상승…한나라당 기대감 갈수록 높아져
각종 당내 이해관계 조정…재보선, 첫 번째 시험대

[매일일보=최봉석 기자] 늘상 '비주류 잠룡'이란 당내 평가를 받아왔던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7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이했다.

박희태 전 대표의 10월 양산 재선거 출마로 자연스럽게 대표직을 승계받은 정 대표는 당의 변화와 개혁을 기치로 '승계 대표'라는 꼬리표를 벗어 던진 채 지난 한 달 간 친(親)서민, 중도실용을 중심으로 '광폭 행보'를 보여 과거와 확 다른 한나라당 이미지를 형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후 정 대표는 지난 한달 간 '비주류'라는 타이틀을 의식한 듯 낮은 자세 속에서 내부적으로는 당심(黨心)으로 침투하는, 바깥으로는 서민 속으로 파고드는 전략을 택했고 일정부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결과적으로 당·정 소통을 강화했고, 대외적으로는 '젊고 강해진' 한나라당의 모습을 홍보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은 '약한' 당내 기반을 극복하기 위한 광폭 행보였다.

그는 취임 직후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전 대표와 만나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계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는데, 실제로 두 사람을 차례로 만나 친이·친박 간 소통창구를 자임했다.

초선이든 재선이든, 원외든 원내든 구분하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당내 인사들과 접촉했다. 다양한 당내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대기업 CEO 출신다운 '세련됨'을 정치에 접목시키는 파격을 선보인 셈이다. 이는 그간 자신의 최대 약점으로 손꼽혔던 취약한 당내 기반을 보완, 당심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실제 언론에 공개된 내용만 순차적으로 보더라도 정 대표는 매 끼니 때마다 약속을 잡아 지난 한달 여 동안 국회 상임위원장과 간사단, 정조위원장단, 시·도당위원장, 상임고문단,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및 '선초회' 등과 접촉하며 자신에 대한 불안한 시선을 희석시켰다.

토론회 데뷔전도 무사히 치렀다. 때론 토론회에 나가서 "정치 전반의 제도와 관행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국정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솔직담백하게 피력하기도 했으며, 이번 국감에선 민주당이 제기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 "한마디로 지나치다"고 일축하는 등 한나라당 이미지를 그대로 구축하기도 했다.

바쁜 와중에서 재래시장(수원 파장.정자시장 및 경기안성시 전통시장), 쪽방촌(관악구), 전.의경 방문(동작경찰서), 밥퍼 봉사활동 등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친서민 행보를 실천하는 모습을 여론에 노출했다. 중소기업도 방문해 현 정부가 주창하는 중도실용 행보를 널리 알렸다.

▲ 정몽준 대표가 재래시장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나라당
지난 1개월 평가, 성공적

광폭 민생행보에 주력한 지난 1개월에 대한 당내의 평가는 그래서 나쁘지 않다. 현대家 출신으로서 인지도가 이미 높은 정 대표의 젊고 활동적인 이미지에 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지도자로 가장 적합한 사람을 묻는 질문에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11.0%의 지지로 2위를 차지했고, 10월 재보선의 경우, 지난 4월과는 확연히 다르게 한나라당이 이 대통령과 더불어 지지율에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당내 한 관계자는 "정몽준 대표의 지지율 상승하면서 한나라당의 지지율도 상승  추세"라면서 "정몽준 체제하에서의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정몽준 대표 체제하에서 한나라당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면서 "당내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당내 관계자도 "박희태 대표 사퇴 이후 다소 불안했던 당내 상황은 사실상 정리됐다"면서 "당내에서는 정몽준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차기 주자를 관리 중"이라고 귀띔했다.

여러 소식을 종합하면, 정 대표를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당초 존재했지만 본인의 노력으로 이 같은 우려가 사라진 형국이다.

재보선, 첫번째 시험대

그러나 '새내기 대표'에게도 고민은 있다. 취임 1개월을 맞은 새내기 대표로서 각종 당내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구성원을 하나로 모았다손 치더라도 오는 10·28 재보선은 첫 번째 시험대이자 장벽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만큼, 이번 선거에서 재기의 꿈을 갖고 있다. 결국 재보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정 대표로선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다. 재보선에서 승리해 임기를 채울 경우, 그래서 내년 지방선거까지 책임져야 할 경우, 이번 재보선의 결과는 '차기 대권주자인' 정 대표의 대권도전이라는 정치적 야망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몽준에게 이번 재보선은 정치적 변곡점이 될 것"이라면서 "높은 지명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재보선 승리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이번 기회에 당의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콘텐츠를 내놓고 이에 따른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민심과 국민여론에 부응하는 한나라당이 될지 아니면 그 반대로 역행할지, 재보선 결과를 전후로 평가해야 한다는 게 정치학자 등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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