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투명경영 행보… 공기업 인식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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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투명경영 행보… 공기업 인식 바뀔까
  • 이소현 기자
  • 승인 2023.05.2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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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원가·자산 모두 공개… 김헌동 "공기업도 경쟁해야"
SH공사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투명경영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공기업 대국민 신뢰도가 떨어져 있는 가운데 SH공사 김헌동 사장의 정면돌파가 효과를 낼지 주목된다.

25일 SH공사는 지난 2022년 발표한 '5대 혁신방안'을 바탕으로 적극행정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공공주택 정보공개 확대로 투명성‧시민편의 제고 △핵심사업 추진동력 확보와 투명성 강화를 위한 조직 쇄신 △공공주택 품질관리 전면 개혁 △새로운 주택 공급모델 도입 △주거복지종합센터 1자치구 1센터 설립 등이다. 

눈에 띄는 것은 투명경영 부문이다. 지난 2021년 타 주택공기업의 투기 사건이 적발되면서, 공기업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김헌동 SH 사장은 취임 전부터 이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2021년 SH공사 취임사에서 "시민 신뢰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 분양원가 공개다. SH공사는 올해 3월에도 2020년 분양한 마곡지구 9단지의 분양원가를 발표했다. 택지조성원가와 건설원가를 모두 합해 총 81개 항목이다. 이주비부터 공사비, 간접비 등을 모두 내보였다. 아파트 분양가 거품을 빼고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심산이다.

연초에는 공사 소유 공공주택 13만1160가구에 대한 자치구별·연도별 취득가액과 장부가액·공시가격을 일차적으로 공개했다. 지난해 3월 주택·건물·토지보유 자산을 전면 공개하겠다고 밝힌 지 1년 안 돼서다.

제도개선도 이어간다. 사업타당성 분석 시 변경되는 용도에 따른 토지가격과 공동주택공시가격을 적용해 공정가치를 인정받도록 할 방침이다. 회계 기준 역시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투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도입된 '토지임대부' 주택의 성과도 가시화되는 중이다. 공사가 지난 4월 분양한 고덕강일3지구는 불과 500가구 모집에 2만여 명이 몰리면서 평균 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집을 100% 소유하지 못해 살려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종식시켰다. 

비결은 분양가에서 땅값을 뺀 '반값 아파트'다. 토지임대부는 건물만 분양하고 토지는 공사가 보유한다. 아울러 정부가 땅을 멋대로 수용하고 공공이 되팔아 돈을 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있고, 향후 재건축 등에도 공공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 

◇ 김헌동 "공기업도 정책·가격·품질 경쟁해야"

김 사장은 이같은 호응에 힘입어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정책 경쟁, 가격 경쟁, 품질 경쟁을 공기업들 간에 해보자"고 밝혔다. 더 주택 공급에 적합한 공기업에 개발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서울 내 택지 추가 확보를 위한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서울에는 아직 꽤 많은 개발 가능지가 있다"면서 "서울 사업은 SH공사로 넘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감사보고서 등을 살펴보면, SH공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1조9136억원으로, 전년대비 23.2% 감소했다. 굵직한 개발 사업이 마무리된 영향이다. 작년 말 기준 공사 매출의 92%는 분양에서 발생했다. 

반면 임대사업 확대로 인한 부담은 커지면서 차입금 의존도는 2년 연속 증가했다. 서울시가 1787억원의 유상증자를 실행하며 작년 22.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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