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온라인 강자 옛말…이커머스, ‘투자 혹한기’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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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온라인 강자 옛말…이커머스, ‘투자 혹한기’에 발목
  • 강소슬 기자
  • 승인 2023.05.2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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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오아시스마켓, 수요예측 참패로 상장 철회
오는 9월까지 상장해야 하는 11번가, 적자 커져
이커머스 업계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했지만 투자 혹한기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
이커머스 업계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했지만 투자 혹한기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성장한 이커머스 업계가 기업공개(IPO)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황 부진과 투자심리 위축 등 기업가치가 하락하자 내실 다지기로 전환한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리 인상과 국제 경제 악화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코로나19 기간 급격한 성장을 이뤘던 이커머스 기업들이 엔데믹과 동시에 성장세가 둔화했다. 컬리에 이어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마켓도 기관 수요예측서 참패해 결국 코스닥 상장을 철회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온라인 매출 증감률은 2020년 18.4%에서 2021년 15.7%로 감소했으며 2022년 9.5%까지 줄었다.

11번가는 오는 9월까지 상장을 목표로 했지만, 그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2018년 11번가는 H&Q컨소시엄으로부터 5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5년 내 상장을 약속했기 때문에 시한에 따라 연내 상장을 완료해야 한다. 기한인 9월까지 IPO에 실패하면 투자금에 연리 8% 이자를 더해 돌려줘야 한다. 상장에 성공해도 투자금의 3.5% 이상 수익률을 내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있다.

일부 투자자는 IPO 불발에 대비해 ​2018년에 ‘동반매도청구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IPO가 실패하면 투자자는 11번가의 대주주인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 80%까지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게 된다. 오는 9월 말까지 상장을 완료하려면 늦어도 상반기 중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하지만, 11번가는 지난해 주간사 선정 이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수익성 개선 과제도 시급하다. 11번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년 만에 50% 이상 급증했지만, 영업손실은 31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0억원 더 늘었다. 11번가 측은 “1분기 영업손실에 전년동기대비 늘어난 것은 맞지만, 직전 분기(455억원)와 비교하면 137억원 감소했다”며 “2분기부터는 전년동기와 비교해도 개선한 영업실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IPO를 앞둔 11번가는 외형확장을 위해 직매입 사업과 버티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지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 재편이 계속되면서 부담은 커지는 실정이다. 최근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 큐텐이 위메프와 티몬, 인터파크커머스를 차례로 인수해 국내 이커머스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단일 기업으로 비교했을 때 우위에 있던 11번가는 이로 인해 규모에서 밀리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으로 이커머스 업계에서 적자 기업도 상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지난해부터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며 “이커머스 업계는 몸집 확장이 아닌 수익성 확보를 통해 내실 다지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 담당합니다.
좌우명 : 하루를 살아도 감사하고 행복하며 풍요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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