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기업들 발목 잡는 사정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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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기업들 발목 잡는 사정기관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3.04.0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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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세계 1위 中에 내준 韓조선업… ‘한화-대우조선해양 인수’ 新동력 기대
英·日·中 등 6개국 승인, EU 이달 18일 발표… 공정위는 “구체적 시기 미정”
국민연금·檢 수사에 KT는 리더십 공백 마비… 챗GPT AI 혁신 지지부진 타격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이중연료추진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이중연료추진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중국의 1위 조선사 후둥중화는 올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생산능력을 2배로 늘리기로 했다. LNG 운반선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다. 저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중국 조선업계가 한국의 고부가가치 선박까지 넘보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게 조선업 1위 자리를 내준 건 벌써 2년째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은 2034CGT(표준선 환산톤수)를 수주해 점유율 49%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559만CGT(표준선 환산톤수)를 수주해 점유율 37%를 기록해 2위다.

문제는 중국이 저부가가치 선박에 이어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까지 공격적으로 확대한다는 점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LNG운반선을 440만GGT 수주하며 단 1년 만에 물량을 8배 늘렸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LNG운반선 수주 물량은 전년보다 73% 늘어난 1012만GGT였다.

업계에서는 현재 LNG운반선 기술 경쟁력에서 우리나라는 중국을 상당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중국이 LNG운반선 생산을 빠르게 늘리며 경험을 축적하면 중장기적으로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도 중국이 한국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조선 산업의 가치사슬별 경쟁력 진단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서 “한국 조선업의 종합 경쟁력이 가장 높게 나오기는 했지만 일본 중국과 비교해 현격한 차이가 나타나지는 않았다”며 “중국 조선소의 LNG 운반선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어 경쟁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중국을 제치고 글로벌 1위를 되찾기 위해선 새로운 동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국내 조선업계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경영난이 심화돼 연간 적자만 2021년 1조7000억원, 지난해 1조6000억원을 냈다.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2년 연속 수주 목표 초과 달성에 힘입어 올해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 한화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 사업적 시너지 발휘 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대우조선해양 심사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튀르키예, 영국, 일본, 베트남, 중국, 싱가포르 공정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이 완료된 가운데 유럽연합(EU)과 한국의 공정위만 남은 상태다. EU는 오는 18일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반면 공정위는 지난달 30일 “현재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주식 취득 건에 대해 이해관계자 및 관계 기관 의견 청취 등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향이나 처리 시기 등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KT는 최근 경영공백에 직면했다. 대표이사는 직무대행, 이사회 이사는 단 1명뿐이다. 국민연금의 압박에 이어 KT 전·현직 대표에 대한 검찰 고강도 수사가 결정적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윤경림 KT 대표이사 후보는 “내가 버티면 KT가 더 망가질 것 같다”며 사의를 전했다고 한다. 챗GPT 열풍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인공지능(AI) 투자에 나서야할 시기에 KT는 최고 경영진이 ‘공중분해’된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당초 KT 이사회는 “윤경림 후보는 KT 그룹의 디지털전환(DX)사업 가속화 및 AI기업으로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며 선임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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