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무부, IRA 세부지침 발표… 한숨 돌린 K-배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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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재무부, IRA 세부지침 발표… 한숨 돌린 K-배터리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3.04.0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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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재·음극재, 부품 분류 제외… 광물 추출·가공 부가가치도 인정
K배터리 기존 생산 체계 박차… 현대차는 美 현지 생산 확대
미국 재무부.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미국 재무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세부지침을 발표했다. 우리나라 배터리 업계의 요구사항이 대체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IRA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IRA 세부지침을 발표하고 해당 규정은 이달 1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세부지침은 지난해 12월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백서를 구체화한 것이다. 세부지침은 전반적으로 우리 의견이 반영됐던 백서와 유사하다는 게 산업부의 평가다.

IRA에 담긴 전기차 보조금은 최대 7500달러다. 보조금을 받으려면 먼저 북미에서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 그리고 북미에서 생산한 전기차 중에서 배터리 보조금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배터리는 ‘광물’과 ‘부품’ 관련 각각 1개씩 총 2가지 조건이 있다. 광물 조건과 부품 조건이 충족되면 개별적으로 375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결국 7500달러의 보조금은 받으려면 북미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배터리의 광물 및 부품 관련 두 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IRA 보조금을 받기 위해선 미국 현지 전기차 생산라인을 확대해야 한다. 현대차는 지난 2월부터 전기차 GV70을 미국 앨라바마 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현재 건설 중인 조지아 전기차 전용공장은 연간 최대 30만대 생산이 가능하다.

IRA 세부지침에서 정한 배터리의 광물 및 부품 조건은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의 조달비율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터리 광물의 경우 조달비율 40%를 충족해야 3750달러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조달비율은 단계적으로 2027년 80%까지 높아진다. 부품의 경우는 50% 조달비율을 맞춰야 역시 3750달러를 받을 수 있다. 조달비율 산정은 개별 부품·광물이 아니라 전체 부품·광물의 가치를 기준으로 한다.

특히 광물의 경우엔 현재 국제적 광물 공급망 상황을 반영해 꼭 미국 또는 미국 FTA 체결국 에서 수입한 광물이 아니어도 추출 또는 가공 중 한 과정에서만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미국 및 FTA 체결국에서 창출하면 광물 보조금 3750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중국,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한 광물을 한국에서 추출 또는 가공하면 광물 보조금 수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부품의 경우엔 국내 배터리 업계 요구사항이 반영됐다. IRA 세부지침에 따르면 양극판과 음극판은 부품에 포함됐지만, 이들의 각각 구성소재인 양극재(양극 활물질)와 음극재(음극 활물질)는 부품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 배터리 기업들 대부분은 국내에서 양극재·음극재를 가공한 후 미국에서 최종적으로 양극판·음극판을 제조한다. 현재 배터리 공정 체계를 바꾸지 않아도 IRA 부품 보조금 3750달러가 가능하다.

또한 FTA 체결국 범위는 향후 국가별 추가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른 국가들이 추가적으로 포함될 수 있도록 FTA 범위 확대의 여지를 뒀다.

우리 정부는 국내 기업들과 긴밀히 협조해 IRA 지원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최근 대통령이 USTR 대표와 접견해 IRA 등과 관련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우호적인 방향으로 배려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으며, 그 간 산업부 등 관계부처도 각급에서 공식의견서 제출, 방미 협의 등을 통해 우리 의견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해 왔다”며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 업계가 IRA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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