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글로벌 1위’ 中 배터리 굴기… 韓·美·EU·日 연합군 결성되나
상태바
[기획]‘글로벌 1위’ 中 배터리 굴기… 韓·美·EU·日 연합군 결성되나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3.03.30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 CATL 1위, BYD 2위… 글로벌 배터리 시장 독주
美, 日 생산 배터리에 IRA 혜택… EU와도 협상 추진
韓배터리, 美IRA·EU핵심원자재법 수혜… 日과 협력도
사진은 중국 CATL 본사.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중국 CATL 본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중국 업체 BYD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위 기업이다. BYD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한 전기차는 186만대다. 이는 2위 테슬라가 전 세계에서 판매한 131만대보다 40% 가까이 많은 수치다. BYD는 지난해 전기차 인도량을 전년보다 무려 205% 늘렸다. BYD는 지난해 순이익이 166억위안(약 3조1400억원)으로 전년보다 446% 증가했다. BYD는 올해 들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업체 2위로 올라섰다. 올해 1~2월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그야말로 전기차 산업에서 폭풍성장이다.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도 중국의 CATL이다. CATL의 점유율은 LG엔솔·SK온·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보다도 높다.

중국의 배터리 굴기가 전 세계를 압도하고 있다. 30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올해 1~2월 누적 점유율 기준으로 중국 기업 CATL과 BYD가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CATL(33.9%)와 BYD(18.2%)를 합치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절반을 넘어선다. 3위 LG엔솔, 5위 SK온, 6위 삼성SDI 등 한국 기업과 4위 일본 파나소닉을 제외하면 10위권 나머지 기업 모두가 중국 배터리 기업이다.

중국의 배터리 독주를 막기 위한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등의 반(反)중국 배터리 연합이 결성될지 주목을 끌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미국·EU·일본의 구체적 연합체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개별적인 ‘이합집산’은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지난 28일 일본산 전기차 배터리를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수혜 대상에 포함하기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미국과 일본이 상대국으로 수출하는 배터리용 핵심 광물에 수출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협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일본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지 않아 일본산 배터리는 핵심 광물 요건에 따른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데, 이번 협정으로 배터리 핵심 광물과 관련해서는 같은 혜택을 받을 길이 열리게 됐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번 협정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의 핵심 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동료 국가들과 함께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은 EU와도 전기차 배터리용 핵심 광물 관련 협정 체결을 논의 중이다. EU 또한 미국과 체결한 FTA가 없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초근 핵심광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는 △핵심광물 무역협정 협상개시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유럽산 포함 △유럽산 광물 미국 보조금·세제 지원 등이 담겼다. 미국과 EU는 주요 7개국(G7)을 중심으로 ‘구매자클럽’ 핵심 광물 동맹체 결성도 추진한다. 핵심 광물 공급망을 함께 강화해 전기차 생태계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취지다.

EU는 희토류와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 원자재의 역외 의존도를 65%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핵심원자재법 초안을 발표했다. 사실상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중국을 겨냥한 조치다.

한국은 중국 다음의 배터리 강국이다. 미국의 IRA, EU의 핵심원자재법이 중국을 겨냥하면서도 한국의 배터리 업계에는 날개를 달아준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국내 배터리 업계는 미국, 유럽 현지 투자를 확대하며 서방 완성차 업계와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한·일 관계 회복으로 양국간의 배터리 분야 협력도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산업연구원에 의뢰한 '신산업 분야 한일 협력 증진 방안' 보고서에서 배터리 분야에서 한·일 기술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소재 부문 대외의존도가 큰 배터리 산업 특성상 일본과의 협력 효과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전경련의 주장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업체의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토요타는 최근 사토 고지 사장을 새 수장으로 내정하면서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지난 24일 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토요타와의 수주 논의와 관련 “잘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협력 방식을 어떻게 진행할지는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