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전세시장… '출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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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전세시장… '출구가 없다'
  • 최재원 기자
  • 승인 2023.03.3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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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락으로 '역전세' 줄이어 발생할 수도
기준금리 가능성도 남아있어, 韓·美 간 금리차 '역대 최대'
서울 시내의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전세 매물 안내물. 고금리와 전세사기 등 요인으로 최근 전세시장이 얼어붙은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공인중개사무소에 붙은 전세 매물 안내물. 고금리와 전세사기 등 요인으로 최근 전세시장이 얼어붙은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고금리 기조와 함께 전세사기 등 요인이 겹치며 전세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있어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3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빌라 전세 거래량은 861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2% 감소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우선 빌라 전세 거래량이 큰 폭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이 같은 감소세는 빌라왕‧건축왕 등과 같은 전세사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나타나게 됐다. 특히 피해가 집중됐던 수도권 연립·다가구 주택에서 더욱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연립과 다가구 전세 거래는 서울이 4853건, 경기도가 1865건으로 모두 6718건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1만978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전년동기의 경우 서울은 7407건, 경기도는 3571건으로 1년동안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최근 세입자가 전세 계약 해지나 종료 후 1개월 안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전세 계약 기간 중 경매나 공매가 이뤄져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테크를 통해 공개한 ‘임대차시장 사이렌’을 보면 지난달 전국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 사고는 1121건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임차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한 보증사고가 처음으로 월간 1000건을 넘어섰다.

아울러 전세 보증 사고 금액은 2542억원으로 전월(2232억원)보다 310억원(13.9%) 늘었다. 사고율도 5.8%에서 6.9%로 상승했다. 임차인이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 규모 역시 역대 최대를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공동주택 공시가격 급락으로 역전세 현상도 줄이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정부가 발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의하면 공동주택 평균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평균 18.61%로 크게 낮아졌다. 전세사기 피해가 컷던 수도권 빌라의 경우 전년 대비 평균 약 6% 하락했다. 이에 따라 2년 전 집값이 한창 상승할 때 입주했던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18.61%)보다 하락폭은 작지만 연립·다세대 주택 특성상 전세가율이 높은 주택이 많아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워지는 세입자가 많아질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전세사기 예방대책 일환으로 오는 5월부터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전세가율 100%에서 90%로 조정했으며 주택 가격 산정 기준을 공시가격의 150%에서 140%로 낮추기로 했다.

공시가격이 내리면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위한 보증금 상한액 기준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전세시장 하락세의 주요 요인 중 하나인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5.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고 단언하는 등 연일 공격적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태도를 내보이기도 했다.

지난 2월 2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되며 현재 3.50%를 기록하고 있다. 이후 연준이 금리를 올리며 한미간 금리차는 1.50%P가 됐다. 한미 금리차가 1.50%까지 차이난 것은 2000년 5~10월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다음달 11일 열고 기준금리 상승 여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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