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명품 브랜드, ‘베블런 효과’ 속 올해도 배짱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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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명품 브랜드, ‘베블런 효과’ 속 올해도 배짱 가격 인상
  • 강소슬 기자
  • 승인 2023.03.3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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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올해도 '베블런 효과'를 등에 업고 가격을 인상했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들이 명품을 사회적 지위와 배타성의 상징으로 여겨 가격이 오를수록 더 좋아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을 말한다.

최근 몇 년 동안 명품 브랜드들은 국내 시장에서 가격인상 횟수를 늘렸다. 같은 제품에 대한 한국 평균 소비자가격은 프랑스 등 유럽에 비해 높다.

올해 가격인상 릴레이 포문을 연 브랜드는 롤렉스다. 지난 1월 리셀 가치가 높은 인기 품목의 가격을 2~5% 인상했다. 롤렉스는 지난해 새해 첫날에도 일부 품목을 8~16% 올린 바 있다.

에르메스도 매년 1월마다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가방은 7~8%, 시계는 13~15%, 일부 주얼리의 경우 21%나 인상했다. 샤넬은 지난 2일 주요 인기 제품의 가격을 최대 6% 인상했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과의 계약을 끝내고 한국에 직진출한 셀린느도 지난 15일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평균 4% 인상했다.

지난 1월 전 제품의 가격을 한차례 올린 프라다는 이달 말 또다시 인상할 예정이다. 내달 까르띠에도 시계와 주얼리 등의 가격을 평균 8% 올린다. 몽클레어도 올 상반기 최대 10%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감소해야 하지만 경제학의 기본 법칙인 ‘수요의 법칙’이 명품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고 있다. 명품 브랜드는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한다는 '베블린 효과'를 증명하듯 인상 소식만 들리면 아침부터 매장 앞에서 줄을 서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진다.

유독 한국 소비자들은 국내 장바구니 물가에는 '민감', 명품 가격인상에는 '관대'하다. 명품 브랜드 입장에서는 가격을 인상해도 수요가 따르니 한국 소비자 눈치는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경제연구원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명품 가격 국제 비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샤넬 클래식 플랩백 가격(지난해 1월 31일 기준)은 국내총생산(GDP) 1~10위 국가 중 한국(10위)이 가장 높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격 결정은 시장경제 논리로 이뤄지지만, 배짱 장사를 하는 명품 브랜드들의 갑질 행위까지 눈감아서는 안 된다. 이럴 때일수록 소비자들도 현명한 소비 행위를 견지해 나가길 바란다.

담당업무 : 유통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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