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권감독 수장 “암호화폐 세상은 무법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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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권감독 수장 “암호화폐 세상은 무법천지”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8.0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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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슬러 증권거래위원장, 집중 관리·감독 의지 천명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이끄는 게리 겐슬러 위원장이 가상화폐 시장을 가능한 최대 한도로 관리·감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겐슬러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가상화폐와 관련해 “가능한 범위에서 우리의 권한을 행사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포럼에서 “지금 우리는 가상화폐 시장에서 투자자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서부 시대와 같다”며 현재 가상화폐 시장을 ‘무법천지’로 규정한 뒤 “투자자들을 보호할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자산과 관련해 몇몇 규정들은 아주 잘 만들어져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 분야에 (규제) 공백이 조금 있다. 우리는 (가상화폐) 거래, 상품, 플랫폼이 규제 공백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의회로부터 추가 권한을 승인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자금 세탁, 세금 등 가상화폐가 규제받아야 할 영역을 열거하고 2018년 제이 클레이튼 전 SEC 위원장이 가상화폐공개(ICO)에 증권법이 적용된다고 했던 발언도 언급했다.

특히 이날 포럼에서는 가상화폐 시장이 투자자 사기와 시장조작에 취약하다는 점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 등에서 가상화폐를 사고, 팔고, 빌리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에서는 공백이 크다”고 꼬집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디지털 화폐와 블록체인을 강의했던 겐슬러 위원장은 그동안 SEC가 가상화폐 거래소를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가상화폐는 지금까지 대부분 정부의 규제에서 벗어나 있었다. 중국 당국은 지난 6월 가상화폐 채굴 영업 중단을 지시하고 은행도 비트코인 거래를 중단했다.

한편,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여부에 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SEC는 여러 건의 비트코인 ETF 신청에 대한 결정을 계속 연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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